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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장관에 돌발 질문 … "이건 어때요" 대안 제시

7시간 다양한 손동작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7시간 동안 이어진 ‘끝장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다양한 손동작을 하며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 제거가 어렵다면 그것이 왜 필요한지 각 부처가 증명을 해야 한다. 만약 증명을 못한다면 그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선구 기자]

“근데, 잠깐만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특유의 토론 스타일을 선보였다.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장관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실무자를 불러세워 돌발질문을 하고, 스스로 대안을 제시해 논의를 이끌어갔다. ‘문제해결형’ 토론이다.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참석한 정부 측 참석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민간 기업인의 건의를 듣고 답변을 하고 나면 곧바로 박 대통령의 추가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갈비집 사장 “제가 떨고 있죠” 토론회에 참석한 김미정 정수원돼지갈비 사장은 “제가 많이 떨고 있죠”라고 말해 박 대통령을 크게 웃게 했다
 ◆“팀장 나왔나요?”=박 대통령은 실무자의 의견을 들으려 했다. 갑자기 현장의 목소리를 묻다 보니 돌발질문이 돼버렸다.

 “팀장도 나와 계시지요?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박 대통령)

 “ 준비를 못했는데 질문을 하셔서 많이 당황했습니다.”(최우혁 규제개선전략팀장)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손톱 밑 가시’ 제거 속도가 느린 데 대해 똑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자 곧바로 실무팀장을 찾은 것이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규제총량제에 대한 설명을 한 뒤에는 이창수 규제총괄정책관에게 ‘원-인, 원-아웃(one-in, one-out, 규제를 하나 만들면 다른 하나를 없애는 것)’ 제도를 거론하며 “민간이 대폭 참여를 해야 한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박 대통령은 토론 중간에 끼어들며 대안을 제시하려 했다. 석유화학업체인 여천NCC의 박종국 대표가 “개발부담금 때문에 (5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보류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지 않은 걸 지적한 뒤 “근본적으로 중첩규제는 투자진행 과정마다 건건이 기업의 애로, 건의를 받아서 해결하기보다 사전에 원스톱으로 처리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규제로 인한) 현장 대기 프로젝트가 29조원에 해당하는 19건이 있는데, 각 프로젝트별로 담당자를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빨리빨리 풀어라”=박 대통령은 이미 규제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문제에 대해선 속도전을 요구했다. “우리가 지금 있는 숙제부터 빨리빨리 해결을 해야지, 그것도 못하면서 (다른 걸) 한다고 하면 신뢰가 가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관계 부처도 공동 책임이다. 이걸 언제까지 풀겠다는 것을 다 좀 보고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공정거래· 약자 보호·환경보호와 같은 꼭 필요한 규제는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윤제균 JK필름 감독에게서 애로사항을 듣고,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한 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대기업이) 제작도 하고 배급도 하고 상영도 하고, 이걸 모두 한 군데에서 할 때 실제로 (공정경쟁) 실천이 담보가 되겠나”라며 “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냥 보내서 죄송”=토론은 저녁식사 시간을 넘겨 이어졌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의 발언이 끝나자 박 대통령은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고, 진행자가 오후 7시38분쯤 “10분 정도 쉬었다가 하자”고 제안하자 “그냥 진행하시는 게 낫겠다”며 토론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 장시간 애쓰셨고 제 마음 같아서는 저녁이라도 모시고 대접을 해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못해서 경우가 빠지는가 해서, 제 마음이 대단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뒤 청와대는 김밥·샌드위치 등을 준비했으나 참석자 대부분은 곧바로 돌아갔다 . 박 대통령은 “제가 일일이 악수를 하고 싶으나 시간이 더 늦어질 것 같아 (악수를 못해) 죄송하다”며 출구에서 두 번이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


글=허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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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