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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값 5.7원 하락 … 코스피 18P 떨어져

‘옐런 쇼크’에 국내 증시도 요동쳤다. 20일 코스피는 18.16포인트(0.94%) 떨어진 1919.52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211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경기에 민감한 은행(-4.02%)·화학(-1.94%) 업종의 하락폭이 컸다. 원화 값도 떨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5.7원 떨어진 1076.2원으로 마무리했다. 신흥국 위기론이 덮쳤던 지난달 6일(1079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버냉키 쇼크’의 악몽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당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은 5~6월 내내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번에도 주가 하락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위원은 “심리적 저지선인 코스피 1900 선이 무너진다면 1850 선까지도 갈 수 있다”며 “4월 초 미국 주요 경기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충격이 지난해만큼 오래가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조기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한 예방주사를 이미 여러 차례 맞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격적인 위기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는 내년에 시작될 거란 전망도 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외국인 투자금이 선진국으로 빠져나가면서 본격적인 신흥국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만 오를 경우 신흥국 주식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보유액이 고갈된 아르헨티나·터키 등 신흥국은 다시 한 번 외환위기 악몽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아직은 넉넉하고 펀더멘털(기초체력) 역시 튼튼한 편이지만 국제금융가에선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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