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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내년 4월 금리 인상 시사 … 저금리 파티 6년 끝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계산된 변신인가, 데뷔 무대의 말실수인가.’

 세계 금융시장이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세 마디에 요동쳤다. 옐런 의장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첫 인상 시점에 대해 “(양적완화가 종료된 뒤) ‘대략 6개월(around six months)’ 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 시점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비둘기파(금리인상에 소극적)’로 여겨졌던 옐런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빨리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적인 ‘폭탄 발언’을 내놓자 시장의 충격은 컸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달러를 푸는 양적완화 규모를 현행 650억 달러에서 다음 달부터 55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부터 FOMC가 열릴 때마다 100억 달러씩 줄여온 과정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양적완화는 올 10월 FOMC에서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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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6개월 뒤라면 내년 4월이다. 물론 옐런은 “(실제 금리인상은) 고용시장 상황 등 경제 여건에 달렸다”고 조건을 달긴 했다. 그러나 현재 연준 내부의 금리인상 욕구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연준이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내년 말 금리가 최소한 1%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 말 금리 예상치 평균은 2.28%로 올라간다. 금리가 2~3%가 될 것으로 보는 FOMC 위원이 8명, 3% 이상일 것으로 보는 이도 4명이나 됐다. 어느 경우든 사실상 제로 상태(0~0.25%)인 지금의 기준금리가 2%대에 진입하기까지 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다른 국가도 달러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글로벌 경제가 만끽하고 있는 초저금리 파티의 폐막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7% 떨어져 1만6222.17로 마쳤고 S&P500지수도 0.61%하락한 1860.77로 마감했다. 20일 개장한 유럽 증시도 약세로 출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신냉전 위기를 무색하게 했던 증시의 활력은 금리인상이 앞당겨진다는 소식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대신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최근 약세를 보여온 중국 위안화는 달러 강세로 최근 1년 사이 최저치인 달러당 6.228위안까지 밀렸다.

 이번 FOMC는 옐런이 연준 의장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회의다. 이 때문에 월가에선 첫 기자회견 무대에 긴장한 옐런이 노련한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6개월’이란 시점을 밝힌 대목도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시기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얼버무리다 얼떨결에 나온 것처럼 보일 여지도 있었다.

 이날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옐런의 발언은 계산된 것일 수도 있고, 단순한 말실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멀게만 여겨졌던 금리인상을 시장의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싫든 좋든 옐런으로선 ‘비정상의’ 금리를 정상화하기 위한 대장정의 막을 올린 셈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계 초침이 드디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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