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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시진핑 헤이그서 만난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24~25일)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미·일 3자 회담이 중국 견제용으로 비춰지는 것을 막고, 일본의 역사 도발 압박이라는 한·중 공동의 목표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헤이그에서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헤이그에서 박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카자흐스탄 대통령, 핀란드·영국 총리 등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취임 후 네 번째다.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베이징과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각 회담했다. 또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20여 분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동북아의 양대 우방국인 한·일 정상을 초청해 만나는 것이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크림 병합 등 국제 현안을 두고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만 만난다면 한국이 미국의 세몰이에 동참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염두에 둔 노림수도 있다. 다자 형식이기는 하지만 일단 한·일 정상이 마주앉는 것 자체가 일본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중 ‘찰떡 공조’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불가 원칙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갈등 현안인 군 위안부 문제 등을 테이블에 올리기 힘들지만,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그릇된 역사 왜곡을 의제로 다뤄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반도 정세 역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다. 중국은 지난 17일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는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과 일본의 대화가 활기를 띠는 것 역시 두 정상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북·일 관계 개선은 양국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한국 답방에 대한 논의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방중 때 답방을 약속한 바 있다.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4월 방한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정부 외교라인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 입장은 3자회담에 참여하는 쪽으로 이미 정해졌으나, 정상들의 일정상 시간과 장소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호·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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