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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OT, 학생회 단독진행 못한다

서울대 3학년 여학생 A씨는 재작년 신입생환영 MT(새터)에 갔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선배들이 술을 한 잔씩 마셔야만 연락할 전화번호를 알려준다고 해 억지로 술을 여러 잔 마셨던 것이다. A씨는 “새내기 입장에서는 선배들의 번호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돼 싫지만 술을 마셨다”고 기억했다.

 같은 대학 4학년생 B씨는 지난해 학과 MT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돈을 내야 했다. B씨는 “여러 명이 불참하면 경비가 부족해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명목이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대 인권센터 주최로 열린 ‘즐거운 MT 만들기’ 토론회에서 발표된 재학생들의 경험담이다. 사례를 조사한 학생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마실 만큼만 술 마시는 분위기 만들기 ▶특정 학생이 과도하게 취하는 상황 막기 ▶성차별적 행위 금지 ▶남자방과 여자방 따로 잡기 ▶장애학생 배려 ▶불참비 등 미참자 불이익 금지 등을 제안했다.

 정진성 인권센터장은 “최근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등 인권침해 사건이 MT와 같은 자치활동 중 발생하는 비중이 높아져 스스로 지켜야 할 구체적인 수칙을 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이날 ‘대학생 집단연수 시 안전 확보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대학에 배포했다. 매뉴얼에는 입학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학생회가 단독으로 진행하지 못하게 하고 대학 측이 주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입학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대학 교육의 일환이므로 학생 보호의 책임이 있는 대학 측이 주관해야 한다는 이유다. 또 학생회 등이 독자적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대학이 학부모에게 알려 참여 여부를 선택하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 전 학생은 학생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회 주최 행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학이 주관하고 학생회가 동참하는 형태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단과대학이나 학과·학생회·동아리 등이 학교 밖에서 각종 행사를 할 때도 숙박시설이나 교통수단이 안전한지, 보험에 제대로 가입돼 있는지를 점검하도록 했다. 학교가 가입한 보험의 보상 범위를 확인해 학생 규모에 비해 부족하면 행사 동안 적용할 수 있는 별도 보험을 가입하도록 했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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