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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푸틴복음 1장1절 내게 가까우면 살고 멀면 죽으리라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훈범
국제부장
신으로부터 보내심 받은 이 있으니 그의 이름 푸틴이라.



 그가 증언하러 왔으니 곧 크림은 러시아 땅이라 이르고 모든 사람이 자기로 말미암아 믿게 하려 함이라. 푸틴이 앞으로 나서 이르되, 나는 침략자가 아니라. 그러면 누구냐 한대, 나는 독재자가 아니라. 또 묻되 그럼 거짓말쟁이냐, 대답하되 아니라.



 네가 침략자도 아니요, 독재자도 아니요, 거짓말쟁이도 아닐진대 어찌하여 거짓되고 망령되이 남의 땅을 짓밟느냐. 푸틴이 대답하되, 크림은 나의 아들과 딸이로다. 오랜 고난과 방황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탕아라. 눈물 젖은 투표로 속죄하니, 내 기꺼이 거둬들일 뿐이니라.



 너로 인해 아들과 딸을 빼앗긴 자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느냐 한대 답하여 가로되, 그들은 올바른 인도자를 그릇되게 내친 쿠데타 패당이요, 그리하도록 부추긴 서방이야말로 이웃 사이를 이간하는 파시스트요 나치니라.



 그리하여 네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백성까지 해방시켰다 하겠느냐 한대, 참되도다. 그들 또한 나의 피붙이라, 은혜를 저버리고 조지아라 칭하는 그루지야의 압제에 신음했더라. 비탄의 목소리가 대지를 메웠을 때 내가 놀랍게 여겨 악을 행하는 무리를 심판했노라.



 네가 원하는 게 그럴진대 어찌하여 코소보가 홀로 설 때는 그리 반대를 했느냐 하매, 푸틴이 드러내 말하고 숨기지 아니하니, 너희들은 진실을 좇아 내게 온 게 아니라, 나를 시험하려 왔도다. 여전히 세르비아계의 알바니아계 인종청소를 구실로 코소보 독립을 인정했다고 고집하려느냐. 코소보의 무슬림 백성을 구슬려 발칸 반도에서 영광되이 빛나는 내 칼날을 무디게 하려 함이 아니었더냐. 그때의 우행이 오늘의 노여움을 불렀으며 또한 내일의 심판도 초래하리라.



 이에 여럿이 나서 해방을 말하는 자가 합병을 행하고도 낯을 붉히지 않는구나 손가락질하니, 푸틴이 고개 들어 이르되, 너희 중에 누가 나를 책잡겠느냐. 내가 본디 그런 게 아니니라. 몰도바가 유럽연합의 담장을 두드렸을 때도 그들 땅 트란스니트리아를 내버려뒀노라. 그루지야가 다시 그럴 때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독립을 시켰을 뿐이라. 우크라이나가 또다시 도전할 땐 참을 수 없었노라. 그래서 크림을 합병해 응징할 수밖에 없었노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게 다가오면 관세동맹·유라시아경제공동체 같은 젖과 꿀의 땅에 이를 것이고, 그들에게 가까이 가면 러시아 병사의 군화가 닿을 수 있는 한계까지 영토를 잃으리라.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너희가 믿느냐.



 (’푸틴 창세기’편은 2011년 10월 5일자 분수대 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훈범 국제부장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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