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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남자주인공 역 … 재미동포 2세 마이클 리의 도전

마이클 리는 “어디서든 무대에 설 기회가 있다는 건 기쁜 일”이라며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으니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배우 마이클 리(41)는 한국말에 서투르다. 인터뷰 질문은 한국말로 받았지만, 대답은 영어로 했다. 그는 20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서편제’에서 남자주인공 동호 역을 맡았다. 한국인 고유의 한과 그리움을 노래와 판소리 가락에 담아 그려낼 책임이 브로드웨이 출신 재미동포 2세 배우인 그의 어깨 위에 얹혔다.



"영어로 발음 써놓고 판소리 그래도 한국인 뿌리 느껴요"

 첫 공연에 앞서 만난 마이클 리는 “동호와 나는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가슴 속에 불 같은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측면에서다. 또 “재능이 없는 판소리를 떠나 자기 소리를 찾아 나서는 동호가 100% 이해된다”고 했다. 그는 1995년 스탠포드대학 프리메디 과정을 2년 반 만에 그만두고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꿨다.



 “의사인 아버지와 형을 따라 의사가 되려고 했어요. 제일 쉬운 길 같았죠. 그런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어려서부터 내 삶의 일부였던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그는 중·고교 시절 6년 동안 뉴욕주 버팔로에서 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뮤지컬을 접했다. 그 경험을 살려 뮤지컬 ‘미스 사이공’ 오디션에 도전했고, 베트남 장교 투이 역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했다. “미국 뮤지컬에서 동양계 배우를 쓰는 작품이 별로 없는데 운이 좋았다”며 그는 감격스러워 했지만, 가족들의 반대는 거셌다. 지금은 그의 “넘버 원 팬”이라는 아버지가 당시엔 1년 넘게 그와 말을 안 했을 정도였다. 데뷔 이후 미국뿐 아니라 싱가포르·캐나다·캄보디아 등을 다니며 뮤지컬 무대에 섰다. 한국 데뷔 작품은 2006년 ‘미스 사이공’이다.



 “그땐 한국말을 전혀 못했어요. 한국어 공연이었는데 영어로 오디션을 봤죠. 제작진이 내게 미국 사람만의 분위기가 있다면서 미군 크리스 역으로 캐스팅했답니다.”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예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와르, ‘벽을 뚫는 남자’의 듀티율 등 미국에선 얼굴 때문에 맡지 못했던 배역들이 그의 역할이 됐다고 했다. 한국어 공연을 위해 그는 한글 가사 밑에 영어로 발음을 적어두고 발음 교정 개인교습까지 받아가며 연습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출연했던 뮤지컬들은 모두 대사 없이 노래로만 연결돼있는 ‘송스루(song-through)’ 작품이었어요. ‘서편제’엔 대사도 있고 북도 쳐야 하고 판소리도 해야 하니, 다른 작품보다 몇 곱절 어렵네요.”



 ‘서편제’는 고생스러운 만큼 그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는 “‘서편제’를 통해 내 속에 있는 한국인의 뿌리를 하나하나 발견하고 있다”고 했다.



 “내 안엔 미국인과 한국인이 공존하고 있지만, ‘서편제’에선 온전히 한국인으로서 숨을 쉬고 말을 합니다. 엄마 같고 연인 같은 누이 송화와의 깊은 관계를 연기하면서 가족 생각이 특히 많이 나네요.”



글=이지영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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