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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175일 만에 주고 알리지도 않은 교보생명

교보생명의 ‘무배당 큰사랑 CI보험’에 가입한 A씨(40)는 2012년 1월 수술비 100만원을 보험사에 청구했다. 개인 돈으로 우선 수술비를 내고 ‘곧 보험금이 입금되겠지’ 하는 생각에 입금 내역을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보험사에서는 별다른 안내 통지가 없었다. A씨는 결국 52일이 지나고 나서야 수술 보험금을 받았다. 지급이 늦어진 데 따른 지연이자는 6200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고객에게 매달 보험료를 받아 가면서 정작 보험금을 줘야 할 때는 온갖 꼼수를 부려 지급을 늦춘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우리아비바생명이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필요한 때 힘이 되는’ 보험의 기본 취지조차 지키지 못한 보험사에 대한 경고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 중 한 곳인 교보생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해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는데도 지연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직원 3명을 주의 조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사 결과 교보생명은 2012년 1월부터 1년간 보험금을 청구한 1만6975건에 대해 지급 기일을 최소 4일부터 최대 175일까지 초과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는 지급이 지연되는 이유나 지급 예정일을 알리지 않았다.

 이들 중 대부분인 1만6666건은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지 않은 고객들로 3일(영업일 기준) 내에 보험금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였다. 나머지 조사가 필요한 309건도 10일 이내에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했는데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제30조)에는 보험사가 기일 내에 보험금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구체적인 사유, 지급예정일, 보험금 가지급 제도(추정보험금을 미리 지급)에 대해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보험금 지급이 늦춰지면 보험사로서는 그 기간만큼 자금 운용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른 고객 불편은 크다. “긴급하게 필요한 의료비를 내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 것인데 보험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민원이 많은 이유다.

 교보생명은 "주소변경으로 연락이 닿지 않은 고객들이 많았고, 공시이율보다 높은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만큼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최근 한 학술대회에 참석해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라면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은 고객 만족”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는 고객만족경영의 출발점이자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또 가장 기본적인 보험료 연체 안내도 하지 않았다. 변액유니버설 종신보험 475건의 계약자나 보험 수익자에게 보험료 납입이 연체되고 있는데도 납입 최고(독촉)를 하지 않았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제12조)에는 계약자가 2회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 연체되면 14일(보험기간이 1년 미만이면 7일) 이상의 납입기간을 정해 납부를 독촉해야 한다. 보험료가 일정기간 이상 연체되면 보험계약이 해지돼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2011년 4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보험금이 청구된 15건에 대해 지급기일을 2~40일까지 넘겼다. 이 과정에서 보험금 지급 지연 안내장도 16~54일이 지난 뒤 발송해 직원 1명이 주의를 받았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11년 4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49건의 보험계약에 대해 보험금 지급이 최대 22일 늦어졌는데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아 직원 2명이 주의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 박종수 팀장은 “고객 모집에만 급급해 보험금 지급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소비자 보호에 소홀히 한 보험사에 대한 경고”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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