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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창업, 돈부터 주지 말고 조기 교육해야

박수련
경제부문 기자
‘솜노트’라는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표철민(29) 위자드웍스 대표는 창업 경력이 올해로 15년째다. 이제까지 도전한 사업 아이템만 여섯 가지. 중학교 3학년 때 차린 인터넷 도메인 등록대행업이 시작이었다. 뜯어 말리던 부모님도 아들의 열정에 두 손을 들었다. 중학생이 하루 200만원을 벌기도 했다. 대학 3학년 때 세운 위자드웍스에서 개인화 포털과 위젯(날씨·시계·주식정보 등을 바로 보여주는 미니 앱)을 성공시키며 그는 청년 창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내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손으로 버무려서 사회에 보여주고 만들어내는 기쁨 때문에 힘든 순간들도 버텼다”고 말한다.

 ‘창업의 고수’인 그가 20일 정부의 창업정책에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지원해줄 테니 갑자기 창업을 하라고 하고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돈부터 주는 게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중앙일보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제93회 코리아리더스포럼에서다. 이날 주제는 ‘도전하라 청년이여’였다.

 돈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이다. 그래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정부 지원금도 받아봤고, 여러 번 실패도 거친 그는 “어려서부터 종이접기든 모형 비행기든 새로운 걸 만드는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생 때부터 어설픈 아이디어라도 특허를 내본 사람이 의미 있는 창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창업에도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물아홉 젊은 기업가의 지적에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박수를 쳤다.

 ‘청년들의 멘토’ 김난도 교수도 정부의 창업 지원책에 한마디 했다. “아래아한글을 불법으로 내려받아 쓰는 것을 정부가 방관했듯이 창업자의 지적재산권이 보호가 안 되는 한 창업에 도전하기 힘들다.” 한양대 박재근 교수는 “기술 기반 창업은 드물고 대부분 아이디어 기반의 앱 창업이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창업 교육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제 손으로 만들어 보고, 그것을 벼룩시장에서 팔아 보는 경험, 여기에 다른 사람이 낸 아이디어와 기술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우리 초·중·고교는 대입을 목표로 꽉 짜여 있다. 그나마 대학을 중심으로 정부가 지난 1년간 창업 지원금을 풀었다. 하지만 표 대표 말대로 돈이 아니라 교육이 먼저 필요한 것 같다. 창업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대학생(26)은 이렇게 말한다. “1억원을 주는 정부 주관 창업경진대회에 수천 명이 몰려들었는데, 심사는 단 이틀 만에 끝나 심사가 부실하다는 얘기가 무성했어요. 지원금을 술값에 쓰는 동아리도 많다고요.”

박수련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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