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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사장 "14년 믿었던 협조자 김씨에게 속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국가정보원 김모(4급·일명 김사장) 조정관이 검찰에서 “14년 신뢰관계를 쌓은 협조자 김모(61·구속)씨에게 나도 속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 조정관은 또 간첩 혐의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북·중 출입경(출입국) 기록 관련 세 번째 문건인 싼허(三合) 세관 답변서의 입수 경위에 대해 “김씨가 먼저 입수해 오겠다고 제안했으며 실제로 가져오길래 850만원을 지불했다. 이후 선양 총영사관의 이모 영사를 통해 검찰에 제출했다”고 진술했다. 김 조정관이 ‘윗선’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함에 따라 국정원 지휘라인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증거조작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지난 15일 구속된 김씨에 이어 이날 김 조정관에 대해 모해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 조정관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유씨 관련 문건 3건의 입수에 모두 관여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 출입경기록과 발급확인서는 협조자 A씨를 통해 구했고 싼허 세관 명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는 협조자 김씨가 가져왔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조정관은 대공수사국 소속이지만 원래 유씨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중국 정부 당국을 통한 출입경기록 입수마저 실패하자 본부 내 중국 전문가로서 긴급 투입됐다고 한다. 김 조정관은 그해 9월 10여 년 동안 관리해온 협조자 김씨와 A씨에게 출입경기록을 비공식 경로라도 입수해줄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 그러자 A씨는 ‘구해줄 수 있다’고 한 반면 김씨는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

김 조정관은 10월 중순 A씨를 통해 유씨 출입경기록을 입수해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이 “변호인 측이 비공식 입수를 문제 삼을 수 있으니 선양 총영사관에서 발급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협조자 A씨가 “공식 발급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도와준 사람이 노출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해서였다. 김 조정관은 한 달여가 지나서야 11월 27일자 발급확인서를 구했고 팩스로 선양 총영사관을 거쳐 검찰에 제출했다.

 싼허 세관 답변서 입수는 협조자 김씨가 지난해 12월 초순 먼저 만나자고 연락한 뒤 제안해 이뤄졌다고 김 조정관은 밝혔다. 김씨는 당시 “지난번 얘기한 출입경기록이 유씨 것이었느냐. 뉴스타파 보도를 보니 변호인 측이 ‘출입경기록의 출-입-입-입 표기는 전산오류’라고 주장하던데 허위다. 그게 허위라는 신고서를 싼허 세관에 접수하고 답변서를 받아오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후 김씨가 답변서를 가져왔길래 850만원을 대가로 줬다고 했다.

 김 조정관은 “1999년부터 알고 지내온 정보원 김씨가 갑자기 돌변해 ‘문건은 가짜이고 내가 알고 있었다’고 진술해 어이가 없다. 자살소동 배경도 수상하다”며 수사팀에 김씨와의 대질신문을 요구했다. 선양 총영사관 이 영사에게 허위 영사확인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해외에서 구한 비공식 문건에 확인서를 첨부해오던 관행에 따른 것이지 위조인 줄 알고 요구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효식·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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