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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에디슨이 옳았다

설승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매년 겪다시피 하는 전력난은 대한민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이에 따른 전력 소비의 급증이라는 성장통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매년 발전소와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있지만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 시설 건설을 둘러싼 갈등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2011년 정전사태는 순간적인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의해서도 넓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1900년대 초 전기가 도입된 이래 우리가 쓰는 건 1초에 60번씩 전기의 극성이 바뀌는 교류다. 이러한 교류 송전은, 100여 년 전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기 표준에 관한 논쟁에서 에디슨이 패배한 뒤 한 세기 넘게 세계적인 추세로 굳어졌다. 교류 송전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변압기라는 설비를 이용해 손쉽게 전압을 바꾸어 먼 거리로 보낼 수 있다.



 반면 항상 일정한 전압과 극성을 가지는 직류 송전은 전력손실이 적고, 지하 또는 해저 매설에 따른 거리의 제한이 없다. 또 사고 시 손쉽게 전력망을 분리해 운영할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직류는 전압을 바꾸기 위한 특수한 반도체로 구성되는 전력 변환 설비가 필요해 송전설비 비용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은 에디슨이 주장했던 직류 송전을 100여 년 만에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다시 가능하게 했다.



 이를테면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풍력 단지, 태양광 발전 단지를 바다 위에 건설하고 해저 송전선로를 통해 전력을 보내면, 신재생 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전력망 연계 역시 장거리 송전 선로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직류 송전은 필수적이다. 또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있어, 북한 측의 전기사고나 열악한 설비에 의한 전기적 악영향이 우리에게 파급되는 것을 고려할 때도 직류 송전은 최적의 송전 기술이다.



 중국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급증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 독자적인 직류 송전 설비를 설치·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직류 송전 관련 핵심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류 송전은 단위 설치 비용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와 국가의 기간 전력망에 연결해 시험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몇몇 기업이 기술 개발에 나서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반도체, 정보통신, 조선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도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산학연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듯이 새로운 전력기술 개발을 위해서도 정부의 의지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직류 송전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창조경제 성장엔진 기술 중 하나로 채택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현재의 적극적 기술 개발 의지가 10여 년 후 국내 전기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뿐 아니라 전력산업이 지금의 반도체, 통신, 조선 산업과 같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데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설승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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