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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금융의 기를 살려야 하는 이유

김교식
성균관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요즈음 한국 금융이 울상이다. 실적 부진과 연이어 터지는 금융사고로 국민과 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럴 만도 하다. 금융은 사업허가를 받아야 하는 소위 라이선스 사업(charted business)이다. 금융업을 하고, 이익을 내는 것 자체가 국가의 보호에서 일정 부분 비롯된다. 금융이 공공재와 같은 공적 기능을 갖는 이유이며 사회적 역할의 수행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 근거다. 또한 금융은 남의 돈을 중개, 관리, 운용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금융인은 금융인으로서의 윤리의식과 전문성 등을 갖추는 데도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면에서 정보유출이나 부당대출 같은 일들은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렇다고 금융을 얽어매고 마냥 눈치만 보도록 할 필요는 없다. 금융은 그 자체로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비중은 GDP 대비 60%에도 못 미쳐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제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여전히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금융산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로 불리는 런던 금융가는 국제채권, 금융파생상품, 외국 주식, 외환 거래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이 발전하면 예비취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업 일자리 창출로 연결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당장 금융권의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청년들이 그토록 원하는 금융회사에의 취업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채용실적이 2012년에 비해 30% 넘게 축소되었는데 올해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하고 경쟁력을 높여주는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 그 경제가 지니고 있는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활용하게 해준다. 금융은 개인에게도 자산형성과 위험분산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경우 금융의 역할이 없다면 개인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설계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나 다름없다.

 금융은 인체에 비유하면 피와 같다. 피가 잘 돌아야 몸이 건강하듯 금융이 잘 굴러가야 경제가 성장한다. 동양의학에서는 기가 살아야 피가 잘 돌아간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선도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따라서 신용정보 유출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시스템을 철저히 보완하고 관련 감독정책을 강화해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동시에 한국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데 금융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금융의 기를 살리는 일에도 이제는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금융이 위축되면 민간경제 전반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금융권 스스로 높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이 금융의 기를 살리는 일에 함께 할 것이다.

김교식 성균관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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