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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4년 2월 27일자 30면>
주택시장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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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임대차 방식을 전세에서 월세 위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전세 수요를 부추기는 전세보증금 대출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월세 세입자와 임대인에게 모두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전세 중심의 주택임대차 방식을 월세 형태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줄곧 오르기만 했던 전셋값의 고삐를 죄고, 최근 부쩍 심해진 전세수급의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처방이다.

 우리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비록 늦었지만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본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대란이 표면화된 이후 주택시장에서는 이미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정부는 이 같은 주택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전세보증금 대출지원을 늘리는 패착을 거듭했다. 전세 세입자를 보호한답시고 보증금 대출을 늘리는 바람에 전세대란을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부른 것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주택임대차 방식인 전세는 주택가격이 계속 올라야 성립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런데 인구구조의 변화와 주택시장의 침체로 주택가격이 오르지 못하거나 심지어 떨어지는 상황에선 집주인이 전세로 집을 빌려줄 유인이 없다. 전세대란은 이런 상황에서 빚어진 당연한 귀결이다. 시장이 이렇게 바뀌는데도 정부는 전세수요를 부추기는 주택보증금 대출만 늘리고 있었으니 주택시장이 안정될 턱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 1월 주택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에 달했다. 신규 임대주택의 절반이 이미 월세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면 세입자의 월세부담을 덜어주고, 임대인에게도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월세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지름길이다.

 정부는 차제에 주택정책의 목표를 ‘내 집 마련’에서 ‘주거 안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주택에 대한 인식을 가격 상승을 노린 ‘소유의 대상’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거주의 공간’으로 전환하자는 얘기다. 그러자면 억지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기보다는 괜찮은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시장이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자산 증식을 노린 주택 소유의 유인이 없어지고 월세 부담이 지나치게 크지 않다면 거주공간으로 굳이 임대주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점에서 리츠(부동산투자신탁)나 민간자본을 공공임대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은 바람직하다.

 다만 사실상 세금의 사각지대로 방치된 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투명한 과세 강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월세 임대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월세 임대주택의 공급이 왜곡될 뿐만 아니라 월세 세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겨레 <2014년 2월 27일자 35면>
서민 주거안정과는 멀어 보이는 전월세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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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월세난 해결을 위해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26일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월세 거주자의 주거비 부담을 세제혜택으로 덜어주고, 전세 거주자한테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확대하며,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민간 참여를 늘리는 것이다.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큰 변화를 줄 내용이긴 하지만, 무주택 서민들이 겪고 있는 당장의 고통을 덜어주기에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

 정부가 이번 방안에서,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집주인의 동의절차 없이도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은 세입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액 전세 수요자에 대한 대출 요건을 강화하고 지원 대상을 축소키로 한 것도 합리적인 개선 방향이다. 집을 살 여유가 있는 계층까지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정부가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전체 가계의 절반가량이 자고 나면 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부의 대책은 너무 한가하다. 전셋값은 전국 기준으로 2012년 8월 이후 1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곧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 ‘전세난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 방식이 빠르게 전환하는 바람에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를 그대로 방치한 가운데 세입자에게 ‘대출 지원을 해줄 테니 집을 사든지 전셋값 올려주라’는 식의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개선은커녕 오히려 후퇴한 느낌이 든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정난 때문에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부동산투자신탁’(리츠)과 ‘준공공임대사업’의 활성화 방안을 들고나왔다. 공공임대사업에 민간 참여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민간 참여 확대는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수익 보장은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또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관련 대책은 대부분 경기 부양을 위한 주택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이번에도 큰 틀에서는 마찬가지다. 보편적 주거복지는 헌법에 명시된 정부의 책무다. 시장 활성화보다 서민의 주거안정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논리 vs 논리
중앙 “전세문제 해결 기대” 한겨레 “주거비 줄일 근본책 필요”


‘의식주’는 삶의 가장 기본 조건이다. 입고 먹고 자는 공간의 확보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의복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왔으며 음식도 자연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문화를 형성해왔다. 인류 문명 발달과 더불어 가장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것은 주거 공간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의식주는 여전히 생존 조건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집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이 단순히 휴식을 취하고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니라, 사고팔 수 있는 사유재산이 됐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 소유한 사람은 집 없는 사람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챙긴다. 일정 기간 돈을 주고 빌리는 개념인 전세와 다달이 집세를 지불하는 월세가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시장이다. 임대차 시장에서 임차인은 대부분 집 없는 서민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셋값이 6.99% 상승했다.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전세 시장 상황을 볼 때 서민을 위한 대책은 절실했고 정부는 2월 28일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대책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엇갈리면서 장단점에 대한 분석이 난무한다. 향후 주택 임대차 시장에 대한 전망도 다양하다. 한겨레는 서민 주거 안정과 거리가 멀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중앙일보는 주택시장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의 정책을 두 사설이 이렇게 다르게 해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의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은 주택 임대차 방식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둔 정책이다. 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세제 혜택으로 덜어주고 임대인에게도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에 대한 두 사설의 평가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겨레는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집주인의 동의절차 없이도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2012년 8월 이후 전국 기준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은 너무 한가하다고 꼬집는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 방식이 빠르게 전환하는 바람에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을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중앙일보는 주택시장이 이미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덜어주고 임대인에게도 세제혜택을 준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불안정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지름길로 월세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자고도 주장한다.

 두 사설은 전세파동을 막겠다며 전세대출을 지원한 정책이 오히려 전세 수요를 부추기고 전셋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의견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2·28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바라보는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은 대부분 ‘경기 부양을 위한 주택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과 중산층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지난 1월 주택임대차 거래의 46.7%가 월세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정부 주택정책의 목표를 ‘내 집 마련’에서 ‘주거 안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겨레는 이번 대책이 서민 주거 안정과 거리가 멀고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중앙일보는 차제에 주택시장 패러다임 자체를 ‘소유’에서 ‘거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또 한겨레는 보편적 주거복지는 헌법에 명시된 정부의 책무라는 사실을 일깨우지만, 중앙일보는 세금의 사각지대로 방치된 월세 임대소득에 대해 투명한 과세 방안이 필요하다고 다른 결론을 내놓고 있다.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국어 교사
 집은 우리 삶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이어야 한다. 주거 안정성은 행복한 생활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집 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전세든 월세든 내 집 마련의 꿈을 버릴 수 없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든,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든, 중요한 것은 주거 복지 차원에서 우리 모두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정부 정책에 대한 논란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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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