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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발언 하루 만에 … "환영" 대신 "다행" 답한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위원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자리에 앉았다. 박 대통령이 불편한 한·일 관계를 보여주듯 아베 총리를 외면한 채 정면만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河野) 담화 계승 발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지금이라도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에 명확하게 선을 긋고 나선 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 역시 처음이다. 아베의 변화와 박 대통령의 평가로 인해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 넘게 경색돼 왔던 한·일 관계가 위기를 넘어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정치권과 외교가에서 나온다.



[뉴스분석]
긍정적 평가에 관계 개선 기대
양국 정상회담 속단 어렵지만 한·미·일 회담 형태로 만날 수도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토요일 오전 민 대변인을 통해 ‘다행’이란 공식 반응을 내놨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이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곧바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24~25일)에서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16일 현재 청와대 내부 기류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쪽에 좀 더 기울어 있다. 아직은 “말 한마디로 신뢰가 쌓이는 것도 아니고 발언의 진정성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성명에서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를 덜어드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정상회담까지 가려면 이런 문제가 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다행’이라고 했지 ‘환영’이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관계 개선 여부는 일본의 태도에 달린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두 정상이 양자회담이 아니라 다른 형식으로는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삼각 동맹을 복원해 중국을 견제하기 바라는 미국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외교가에선 강경한 입장에서 말을 바꾼 아베 총리의 발언 배경에 미국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이 고노 담화 검증 움직임에 대해 일본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의식한 아베 총리가 강경한 태도를 바꿨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4월 말) 전 한·일 관계 개선을 여러 경로로 주문해 왔다. 한·미·일 3자회담을 희망하고 있는 미국의 거중 조정에 일본이 화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이제 우리의 결정만 남겨놓은 구도가 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북아 정세와 북한 문제를 내세운 미국의 요구가 거셀 경우 한·일 양국이 팔짱만 끼고 앉아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이 세게 밀어붙이면 한·미·일 정상 회동 등 다른 형태로 한·일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변수가 많겠지만 헤이그에서 한·미·일 3자가 만날 수 있다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길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호·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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