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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누가 금융당국을 침묵하게 만들었나

김원배
경제부문 기자
14일 오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조용했다. 오후 3시 창원지검에서 3개 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 정보 1억 건 중 8000만 건이 추가 유통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도 말이다. 상황을 설명하는 보도자료는 고사하고 고객들의 대응 방안을 알리는 참고·안내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간부들은 이 사안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이날 창원지검의 2차 수사 결과는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초기 단계에서 압수됐다던 고객 정보 8000만 건이 대출업소 7곳으로 넘어갔다. 두 달 전 카드사에서 고객 정보 1억 건이 유출됐다는 창원지검의 1차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감원장은 여러 차례 “2차 유통은 없다”고 장담했다. 검찰 수사를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국민에게 ‘허언(虛言)’을 한 셈이 됐다.



 사건 초기부터 보안 전문가들은 이동식저장장치(USB)로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시기가 오래됐다는 점을 들어 추가 유통 가능성을 제기했다. 결과는 그대로였다. 물론 창원지검이 후속 수사를 신속하게 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1차 수사에서 농협카드 정보 100만 건을 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대출모집인 이모씨는 추가 수사에선 고객정보 7800만 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속됐다.



 그렇다고 금융당국이 검찰 수사 탓만 할 수는 없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도 금융당국은 너무 사건의 파장을 줄이는 데만 신경을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2차 유통이 안 됐다는 것을 100% 확신할 수 없었지만 당시엔 강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은 창원지검이 업주 4명을 추가로 구속한 6일 무렵엔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유통 사실을 먼저 알고 있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16일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차 유통까지 고려한 종합대책을 10일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속으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의 책임론이 확산될까 걱정하는 눈치다. 민주당은 “2차 유통이 없다고 말한 경제부처 수장들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출된 고객 정보는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재가공돼 유포되고 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종합대책을 냈으니 더 할 게 없다는 식의 자세는 무책임하다. 진퇴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원배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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