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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명 이끌 바탕은 교양교육

손동현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이 “대학은 학생들이 삶에 대한 식견을 갖추도록 전공 교육 이상으로 교양교육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근본부터 잘못됐다. 지식 증대 교육은 상당히 발전해 왔지만 가치와 지혜, 성숙에 대한 교육은 오히려 후퇴했다. 이것을 근본부터 고치지 않으면 창조경제나 문화융성도, 선진국 진입도 어렵다.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이가 사심을 버리고 대오각성해야 한다.”

손동현(67)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원장은 직설화법으로 대학 교육을 비판했다. “내가 이런 말을 늘 하고 다녀서 교수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사가 됐다”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요즘 대학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은 뒤 “네일아트나 발마사지를 교양수업으로 채택한 학교도 있다”고 자답했다.

성균관대(철학과) 교수직에서 지난해 정년퇴직한 그는 2년 전 문을 연 한국교양기초교육원(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의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15일 네이버문화재단과 세계문화오픈(WCO) 코리아가 후원하는 ‘문화의 안과 밖’ 릴레이 강연에서 ‘교양교육의 이념’을 주제로 대학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원장은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에는 ‘물리적 압박’과 ‘소망이나 열망’이 있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외부적 힘이 아닌 ‘원하는 삶에 대한 갈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소망이나 열망은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것이고, 그런 인생의 좌표를 설정하기 위해 교양을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다운 삶에 대한 식견과 태도’. 그가 정의한 교양이다.

그는 “교양교육의 내용은 인문학·기초사회과학·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연구성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학·예술·종교 등에 대한 고전적 탐구 성과와 환경·디지털기술·신과학 등의 새로운 주제 영역이 고루 어우러진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문적 성격이 약한 ‘시민생활적 교양’을 위한 과목은 청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양교육은 대학 고학년 때에도 전공 교육과 나란히 이뤄져야 하며, 대학 교육 전체에서 최소한 30%는 차지하도록 교육 과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손 원장은 지금의 한국에 교양교육은 더욱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①전근대와 근대, 탈현대가 공존 속에서 문화사적 ‘복통’을 앓고 있고 ②동서 문명의 충돌이 빚어낸 가치관의 괴리 증상을 봉합·치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③이데올로기적 갈등이 민족정체성 문제와 얽혀 특이한 독성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④준비되지 않은 정보기술(IT) 산업의 선두주자로 문명사적 전환을 당황스럽게 서둘러 맞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디지털 혁명’으로 인류의 세계에 대한 체험의 방식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욕구 구조와 욕구 충족의 방식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식을 스스로 만들고 응용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기초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자들도 현장에서 별 소용 없는 전공교육보다 교양교육에 충실해 달라고 대학에 주문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 연장선에서 “직업 교육의 성격이 강한 응용학문 분야 전공 학생에게 기초학문 분야를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이수토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강연 뒤 토론에서 서울대 이성원(영문과) 교수는 “교양교육은 단순히 삶에 대한 열망이나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열망을 품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는 “과거에는 교양교육이 지배층에 한정된 교육 과정이었으나 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된 민주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이 똑똑해질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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