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세계 1위 박인비가 무섭단다 … 아마 세계 1위 이민지

아마추어 여자골프 세계 1위 호주 동포 이민지. 호주에서는 ‘제2의 카리 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롱게임·쇼트게임·퍼팅에 두루 능한 18세 소녀는 “카리 웹처럼 롱런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 볼빅]


“시원시원하게 치면서도 차분하다. 지난해의 리디아 고처럼 무서운 아마추어라는 느낌을 받았다.”

스포츠 '제 2 카리 웹'으로 불리는 18세



 지난 9일 중국 하이난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18세 소녀 이민지를 칭찬했다. 이민지는 1, 2라운드에서 박인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에는 5언더파로 박인비에게 1타 앞섰고, 2라운드까지 7언더파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이민지는 지난해 리디아 고(17·뉴질랜드·한국명 고보경)에게 쏟아졌던 스포트라이트를 넘겨받은 주인공이다. 지난 2월 초 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했다. 2월 말에는 호주 여자프로대회인 빅토리안오픈에서 프로 대회 첫 우승을 했고,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위에 올랐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동포 2세 이민지에겐 남다른 골프 DNA가 있다. 어머니 이성민(46)씨는 티칭 프로, 아버지 이수남(46)씨는 클럽(포트 케네디베이) 챔피언 출신이다. 남동생(이민우·16)도 골프를 한다. 온 가족 골프 핸디캡을 다 합치면 6언더파다. 그에게 골프는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친숙한 일상이었다. 초등학교 때 2년 정도 수영을 하다가 열 살부터 어머니에게 골프를 배웠다. 이민지는 “레슨을 하는 엄마를 따라 골프장에 자주 드나들었다. 골프장은 놀이터였다”고 했다. 실력은 쑥쑥 늘었다. 12세 때 주 대표가 됐고, 14세 때 호주 주니어 대표, 15세 때 호주 국가대표가 됐다. 호주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두 번 우승했고, 2012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는 지난해 아마추어 세계랭킹 2위에 오르고도 프로 무대에서 2승을 한 1위 리디아 고에게 가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제2의 리디아 고’ ‘호주의 리디아 고’라고 불렀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제2의 카리 웹’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민지는 “리디아는 좋은 라이벌이자 친구다. 먼저 프로가 됐지만 부럽지 않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리 웹(40)은 “이민지는 아마추어지만 대성할 선수다. 나는 저 나이 때 저렇게 하지 못했다”고 극찬했다. 영어 이름이 따로 없는 이민지는 선수들 사이에서 민지(Min Jee)로 불린다.



 이민지의 장점은 골프를 즐긴다는 점이다. 일을 하는 어머니 대신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민지는 밝고 낙천적이며 애교가 많다. 어머니 이씨는 “민지는 골프를 단순하게 생각하고 타깃에만 집중해 샷을 한다”며 “골프를 한 뒤 한 번도 화를 내거나 채를 집어 던진 적이 없다. 평소에는 조금만 슬픈 영화를 봐도 눈이 퉁퉁 붓도록 울지만 골프를 못 쳤다고 우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단점이 별로 없다. 스스로는 “쇼트 게임이 제일 자신 있다”고 하고, 어머니 이씨는 “롱 게임을 잘한다”고 평가한다. 한 번 터지면 버디가 이어져 ‘버디 트레인(Birdie Train)’이라는 별명도 있다.



 신장 1m67㎝인 이민지는 올 시즌 몰라보게 몸이 탄탄해졌다. 아버지 이수남씨는 “민지를 따라 역기를 들어올리다 다음 날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며 껄껄 웃었다. 평균 280야드에 달하는 장타는 LPGA 투어 최장타자로 꼽히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 유일한 약점은 경험이 부족해 실수가 잦다는 것. 올 2월 호주여자오픈 12번 홀까지 선두를 달리다 6개 홀을 못 지켜 공동 11위로 미끄러졌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도 선두권을 달리다 17번 홀(파4) 더블보기로 상승세를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고교를 졸업한 이민지는 올해 말 프로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으로 퀄리파잉(Q)스쿨 1차 예선을 면제받아 2, 3차 예선을 통과하면 LPGA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이민지는 “골프는 내게 인생이고, 꿈이다. LPGA 투어 40승을 거둔 웹처럼 롱런하고 싶다”고 했다.



 벌써 그에게 초청장이 날아들고 있다. 4월 초 개막하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6월 열리는 또 다른 메이저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어린 시절 한국인 학교에 다녀 한국어와 한글에 능숙한 이민지는 기회가 닿으면 한국 투어에도 출전하고 싶어한다. 이민지는 “많은 프로 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고 싶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인비 언니와 경기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은 아마추어 세계 1위지만 언젠가 세계랭킹 1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당찬 면모는 이미 세계 1위감이다.



하이난=이지연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