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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공계 전성시대 … LG는 28명 중 16명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위원장 남민우)가 13일 부산대에서 포스코 등과 함께 스펙초월 채용제도를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시작된 간담회는 5월 28일까지 전국 10개 대학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봉근 기자]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2일 연세대 공학원을 찾아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날 특강은 사실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이 직접 이공계 인재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나선 자리였다. 올 1월 취임 이후 첫 외부 행보이기도 하다.

 본인 역시 공학도 출신(서강대 전자공학과)인 박 사장은 “이공계 출신은 사회에서 다 필요하다”며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전자공학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물리학·화학·수학 등 다양한 이공계 수요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날인 13일 구본무 LG 회장도 “연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장 선도의 출발점”이라며 ‘이공계 역할론’을 강조했다. LG그룹은 이날 연구개발(R&D) 부문 인재 46명을 임원급 연구·전문위원으로 대거 승진시켰다.

 이 같은 ‘이공계 우대’ 분위기는 비단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그룹 채용뿐만 아니라 금융·통신·유통 등 산업계 전반에서 불문율처럼 적용되는 추세다. 이와 반대로 기업들의 인문계 홀대 분위기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그나마 대학에서 경제·경영학을 전공한 구직자들은 상황이 다소 낫지만 어문·사회과학 등 비(非)상경 계열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시장에서 사실상 벼랑 끝에 서 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한 ‘취업 재수생’ 최모(25·여)씨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 두 곳에서 최종면접까지 올랐다가 낙방했다. 그는 “총 세 차례 면접을 치렀지만 그때마다 ‘왜 금융 자격증을 따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해당 은행에서 1년간 대학생 홍보대사를 했지만 결국 면접 당시 옆에 앉았던 경제학과 학생만 합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문계열 입사 지원자를 대하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고 단호하다. 문과 취업준비생들이 실무 능력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지식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 퍼져 있다. 대학에서 경제일반이나 재무·회계 등을 공부하지 않아 숫자감각이나 영업능력이 부족하다는 기류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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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은행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적어도 경제학 원론이라도 수강해야 하지 않느냐”며 “비상경 인문계 학생이 ‘금융 3종 자격증(증권투자상담사·펀드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 중 하나라도 없을 경우 솔직하게 말해 신입 행원으로 뽑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다른 업종에서도 엇비슷하다. 한 통신업체 인사팀장은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문과 비중은 10% 이내로 줄였다”며 “반면 이공계 출신이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이공계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20% 정도 더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유통업 등 전통적으로 인문계 출신을 많이 뽑던 서비스 분야조차 이공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마케팅이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올해 초 쇼핑채널별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하며 컴퓨터공학 등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를 집중 스카우트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도 연간 채용인원의 33%가 이공계 출신이다.

 문·이과 신입사원 연봉이 입사 직후부터 갈리는 경우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인문계열 출신 신입사원에게는 연봉으로 4350만원을 주지만 이공계열 출신에게는 이보다 300만원 많은 4650만원을 주고 있다. 경영 직군에서도 이공계 우세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 사장급 임원 54명 중 이공계 출신은 25명(46%)에 달하며, LG그룹은 28명 중 16명으로 이공계 출신이 57%다. 현대자동차도 사장급 임원 33명 중 16명(48%)이 이공계 출신이다. 김기령(인사 컨설턴트) 타워스왓슨코리아 대표는 “인문계 직무 공채는 기업에 이득이 없는 게 됐고,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문과생들의 주요 취업 루트였던 대기업 대졸 공채도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김영민·조혜경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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