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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논술 어렵다 했더니 … 대학교재서 뽑은 문제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대학들이 고교 졸업생 수준에서 풀기 어려운 ‘본고사식’ 논술 문제를 여전히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5개 논술 문제 중 1개꼴로 대학 과정 수준의 지식을 물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박홍근(민주당) 의원과 고교 교사, 대학 강사, 관련 분야 박사 등 전문가 60명의 도움을 받아 고려대·서강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13개 대학의 2014학년도 수시 자연계 논술 문제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13개대가 낸 논술 문제 215개 중 문제를 풀어 정답을 구하는 본고사식 논술 문제가 92%(198개)에 달했다. 지난해(89%)보다 더 높아졌다. 대학 수준의 논술 문제는 21%(45개)로 지난해(37%)보다는 낮아졌다.

 서강대는 본고사식 문제 비율이 100%, 대학 수준 문제 비율이 75%로 조사 대상 대학 중 가장 높았다. 이 대학 자연과학부 수리논술 문제는 대학 교재인 『정수론』에 나온 증명 문제를 그대로 따온 식이었다. 연세대는 고교 교과서엔 없고 대학 수학과 2학년 교재에 처음 나오는 함수 기호를 문제에 포함시켰다. 건국대·경희대·한양대 등도 어려운 문제를 많이 낸 대학으로 꼽혔다. 숙명여대·이화여대는 대학 수준의 문제를 한 개도 내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쉽게 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대학 교재에서 고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는 출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입 논술 시험이 논리적 사고 능력을 측정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문제풀이식 본고사 형태로 시행되면 고교 교육 정상화와 창의적 인재 선발에 역행할 거란 지적이 많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대학교육협의회가 본고사식 논술 문제를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올 9월 시행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일명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문제 대학부터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전체 입학정원의 64%)에선 서울대를 제외한 서울 소재 주요 대학 대부분이 논술 시험을 치른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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