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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실종 여객기, 마지막 교신 뒤 4시간 더 비행"


지난 8일 비행 도중 실종돼 잔해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최종 교신 지점으로부터 4시간가량 더 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13일 미국 항공 조사관과 안보 관련 당국자들이 엔진 자동 수신 데이터에 근거해 이같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여객기는 원래 속도(시속 850~900㎞)를 유지했다는 가정 아래 최대 2200해상마일을 더 이동했을 수 있다. 상층풍을 감안한 실제 비행 환산거리로 따지면 2530마일(4048㎞)에 이르러 인도양이나 파키스탄 국경 또는 아라비아해까지 뻗는다.

 WSJ에 따르면 MH370편의 기종인 보잉 777은 항로 유지와 감시를 위해 비행 중 일체의 엔진 데이터를 자동으로 지상 시설에 송신한다. 이 데이터에 근거하면 여객기가 총 5시간 운항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객기는 8일 0시41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이륙해 1시간도 채 비행하기 전인 오전 1시30분 지상 관제탑과 마지막 교신을 했다. 이후 레이더에서 사라진 채 추가 비행을 했다는 것은 조종석에서 누군가 고의로 자동응답장치(transponder)를 껐다는 말이 된다.

 WSJ는 “조종사나 제3의 인물이 레이더 감지를 피한 채 다른 위치로 기수를 틀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항로 이탈이 조종사의 실수나 기계적인 문제, 재난사고 등의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방향을 어디로, 왜 틀었는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WSJ는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사에도 동일한 데이터가 수신되기 때문에 별도의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서대 홍교영(항공전자학) 교수는 “레이더로 탐지할 수 없는 영역이 넓다”면서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레이더망을 일단 벗어난 뒤 공해상으로 항공기를 운항한다면 탐지가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히샤무딘 후세인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13일 WSJ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잉사와 롤스로이스 모두 오전 1시7분 이후 수신된 엔진 데이터가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공군은 마지막 교신 직후 여객기가 항로를 되돌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만약 실종 항공기가 5시간 비행한 게 사실이라면 항공 사정에 밝은 조종사나 고도로 훈련된 테러범에 의해 하이재킹됐다는 얘기가 된다. 실종 항공기에는 7시간30분을 비행할 수 있는 연료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시간 비행 후 어딘가에 착륙했을 수도 있고, 이후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항공사는 중국 베이징에서 탑승객 가족들에게 “항로를 이탈하거나 회항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실종 엿새째인 13일 말레이시아 등 관계 당국은 수색 대상 해역을 9만2600㎢로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체 잔해 등 사건 단서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MH370편은 승객·승무원 등 총 239명을 태우고 있었고 이 중 153명이 중국 국적이다.

 ◆한국군, 수색용 항공기 파견 검토=한국 정부가 말레이시아에 군이 보유한 항공기 파견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실종 엿새째 흔적조차 없는 MH370의 수색을 위해 군의 수색 장비 파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해군이 보유한 대잠초계기(P-3C)와 공군이 보유한 C-130 수송기를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군이 해외에 물자수송이나 긴급 구호 차원에서 항공기를 파견한 적은 있지만 수색 작전 참여는 이례적이다. P-3C와 C-130 수송기는 저고도로 수면 위를 비행할 수 있어 동체나 잔해 수색에 유용하다.

강혜란·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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