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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이게 집이면 부엌은?" 엉뚱한 물음에도 답해야 어린이 바둑 큰다

곽민호 사이버오로 공동대표가 개설을 앞두고 있는 어린이 바둑학습 사이트 ‘바둑토피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사이버오로]

바둑 보급의 걸림돌은 패나 축 같은 개념이 어렵고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교육방법은 아직 없었고 아이들이 다니는 방과후 학교나 바둑교실의 경우엔 교재마저 낙후된 것이 보통이었다. 이에 일부 강사는 자신들이 교재를 직접 만들어 쓰기도 했다.

 최근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cyberoro.com)와 사업제휴를 맺은 것은 그런 현실 때문이었다. 어린이 바둑학습 ‘바둑토피아’를 준비 중인 사이버오로 곽민호(48) 공동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0년 전 하숙할 때 주인집 6살 소영이에게 바둑을 가르치려고 “이게 집이야” 했더니 “부엌은 어디에 있어?” 묻는데 웃었지만 난처했다는 일화로 입을 연 곽 대표는 먼저 논점을 뚜렷이 했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본래 산만하다는 것입니다. 세상 온갖 것에 반응하는데,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산만한 것을 긍정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곽 대표의 설명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우린 보통 죽는다, 산다, 집, 패 등 개념을 먼저 가르치는데 그건 아이들을 괴롭히는 겁니다. 개념은 어른에게만 쉬운 거죠.” 해답은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찾아졌다. ‘바둑토피아’는 아이들의 모든 질문에 답한다는 것이었다. 바둑은 어떤 착수도 가능한 세계이고 아이들은 온갖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이니, 아이들이 제시하는 모든 의문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위 ‘반응형’ 학습인데 컴퓨터 지능 시대에 그것은 가능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개념을 친근하게 이해합니다. 맥이나 급소 등 기술은 나중의 일입니다.” 곽 대표는 반응형 학습의 효과 하나를 덧붙였다. “많은 입문자를 한 명의 교사가 가르치는 현장의 제약도 걸림돌이었습니다. 반응형 학습의 장점 하나는 그런 한계를 깰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사의 일손을 반응형 프로그램이 대신하는 거죠.”

 바둑에서 집중력은 중요한 요소라 의문이 남았지만 곽 대표의 해결책은 분명했다. “아이들 보고 집중하라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집중에 대한 강요 자체가 오히려 집중을 가로막지요. 흥미를 높이면 자연스레 집중이 이뤄진다는 데 착안, ‘바둑토피아’는 아이들이 익숙한 동화 속 인물과 동물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엮어가는 것을 중시했습니다.”

 명지대 바둑학과 김진환 교수가 교육심리학자 B S 블룸(Bloom)의 인지발달모형을 재구성해 적용한 작업도 아이들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게 목적이었다. 개개인의 발달에 맞추어 수업과 지도가 가능하도록 구성하는 개념이다.

 한국기원이 기대하고 있듯이 내용을 보다 충실히 가꾸어 교육의 새 장을 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바둑은 다시금 성장동력을 얻을 것이다.

 곽 대표는 1991년 대국프로그램 ‘정념(正念)’을 개발해 오늘의 인터넷 바둑을 구현하는 데 기반을 닦은 제1세대 컴퓨터 전문가다. 또 90년대 말 바둑 사이트의 유료화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번 교육사업은 그의 바둑 인생에서 세 번째 의미가 될 전망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문용직=정치학 박사. 전 한국기원 전문기사 5단. 서강대 영문학과 졸업. 1983년 입단. 88년 제3기 프로 신왕전에서 우승, 제5기 박카스배에서 준우승했다. 94년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바둑의 발견』 『주역의 발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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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