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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 앨범, 천송이 코트 … 외국선 어찌 사란 말이오

“재중 오빠 앨범 살 수 있게 해주세요.”

 JYJ의 김재중이 소속된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엔 해외 팬들로부터 ‘앨범 구입 방법을 알려달라’는 문의가 쏟아진다. 이 회사는 2012년 팬서비스 차원에서 가수들의 사진 등을 넣은 달력과 잡지·음반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상품을 올릴 때마다 매진 행진이지만 기쁘지만은 않다. 이 회사 이재은 실장은 “최근 중남미까지 한류 붐이 확산되면서 해외 팬들이 늘고 있지만 공인인증서와 같은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이들은 앨범이나 콘서트 티켓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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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에 나왔던 치킨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해외에서는 ‘천송이 신드롬’ 같은 한류 붐이 일고 있지만 정작 ‘한류 직접구매(직구)’ 시장은 냉골이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쇼핑 직구는 지난해 기준 7억600만 달러에 달한다. 반면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쇼핑몰을 통해 사가는 규모는 2400만 달러에 불과하다. 30배에 가까운 온라인 무역 역조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쇼핑몰 운영사들은 이런 ‘역조’의 원인 중 하나로 공인인증서와 같은 ‘결제 시스템’ 규제(전자금융거래법 및 전자금융감독규정)를 꼽고 있다. 일단 쇼핑몰을 이용하기 위해선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이때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는데 여기에 휴대전화 인증시스템이나 공인인증서가 사용된다. 외국인 전용 서비스 등을 통해 겨우 가입한다 해도 30만원 이상 물건을 살 땐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한다. 외국인들로서는 인증서를 받는 것 자체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국내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해야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결제 과정에서 보안을 위해 액티브X로 백신이나 키보드 도용 방지장치 등을 까는 것도 외국인들에게는 부담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든 액티브X는 구글 ‘크롬’이나 애플 ‘사파리’ 등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는 가동이 되지 않는다. MS조차 윈도7 이후에는 지원하지 않는 기술을 한국 정부만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윈도를 쓰는 소비자들이 95%를 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해외에선 다르다.

 이 때문에 일부 쇼핑몰은 추가로 돈을 들여 해외 소비자들을 위해 별도의 ‘글로벌 쇼핑몰’을 만들기도 한다. 인터파크는 최근 2PM·선미·G0T7 등의 소속사인 JYP와 손잡고 해외팬을 위한 글로벌 판매 시스템을 따로 구축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들이 손쉽게 e메일주소를 입력해 본인 인증을 한 뒤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쇼핑업체는 이마저 부담이다. 온라인 쇼핑몰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에 입점한 중소사업자들은 비용 문제 등으로 별도 사이트 구축이 어려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국내 규제 탓에 한류 붐으로 발생한 수요를 놓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결제는 국내 소비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김태윤 전경련 미래산업팀장은 “피자 한 판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에도 세 가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할 정도로 결제 시스템이 복잡하다”며 “국경 없는 인터넷 시대에 공인인증서 필수 사용 같은 규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 쇼핑을 하기 위해선 ‘읽어주기’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금융기관에선 보안을 이유로 도입을 미루고 있다.

 배송비도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은 자국 온라인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배송비를 지원해주는 ‘e-패킷’ 제도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똑같은 100g의 물건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보낼 땐 4870원이 들지만 중국에서 보내면 1896원만을 부담하면 된다.

 전경련은 이 같은 온라인 무역 역조와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문제를 포함한 규제개선 건의안을 최근 민관 합동 창조경제 추진단에 전달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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