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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야생 오리'가 기업을 키운다

셜리 위-추이
한국IBM 사장
많은 글로벌 기업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사업 매각, 비즈니스 모델 혁신, 비즈니스 생태계 확대 등의 다양한 전략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과 고객에 맞는 고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만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변신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IBM의 실패와 성공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IBM은 1990년대 초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루 거스트너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과감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단행했다. 첫 외부 영입 최고경영자(CEO)였던 거스트너 회장은 “나는 비록 정보기술(IT) 전문가는 아니지만 IBM의 고객이었던 만큼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제품 중심에서 시장과 고객 중심의 통합 솔루션 회사로 변신했다. 그 결과 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시대에 적합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이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인텔은 80년대 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메모리칩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전례 없는 고속 성장을 이뤘다. 최근에는 급속히 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태블릿·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한 쿼크 프로세스를 공개하며 또 한 번 변신을 시도 중이다.

 둘째, 전사적인 인력의 재배치다. 기업 혁신의 시기에는 기업의 주요 핵심 인재를 신성장 동력 부문에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기업경영자들이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신성장 동력을 미리 예측하고, 큰 변화의 물결이 일기 전에 인력을 재배치해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IBM의 경우 하드웨어에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선진시장에서 성장시장으로, 기반기술에서 차세대 신기술 부문으로 핵심 인력을 끊임없이 재배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신기술인 인지 컴퓨팅,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소셜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해 새로운 솔루션들을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의 정착이다. IBM의 2대 CEO였던 토머스 왓슨 주니어는 “모든 기업은 기업 내에는 ‘야생 오리(Wild Ducks)’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수의 직원을 존중하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그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방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혁신 기업인 3M은 직원이 실수를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보다 언젠가는 사용될 수 있을 거라 독려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3M의 모든 기술연구원에게는 자신의 연구시간 중 15%를 개인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 ‘15% 룰’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혁신 제품인 포스트잇과 스카치 가드도 이 룰을 통해 실패에서 혁신으로 바뀐 예다.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많은 장점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발달된 인프라와 기술, 전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역량이 그것이다. 더욱이 최근의 비즈니스 트렌드는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의 융합과 창의성이 핵심이다.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혁신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기 위한 무한한 기회는 활짝 열려 있다.

 지난해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2013년 혁신기업’ 리스트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2위와 17위를 기록했다. 더 많은 한국기업이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 이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셜리 위-추이 한국IB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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