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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 - 고영조(1946~ )

아내는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 푸른 지렁이들이 종아리를 퍼렇게 감고 있다 그는 너무 오래 서있었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풀썩 주저앉지 않으려고 바위틈에 뿌리를 깊게 박고 서있었다 너무 오래 서있었다고 몸이 일러 준 것이었다 일전에 갔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도 둥근 몸이 군데군데 깨어져 있었다 그도 무거운 지붕을 이고 너무 오래 서있었다 한 손에 약병을 들고 계신 약사여래께서도 그러하셨다 치맛자락으로 푸른 종아리를 감추시던 어머니도 그러하셨다 떠나신 지 30년이 지났어도 커다란 함지박을 이고 아직도 대문간에 서 계셨다 어머니는 언제나 서계셨다 푸른 지렁이들이 퍼렇게 감을 때까지 그들은 너무 오래 서있었다


어머니는 커다란 함지박을 너무 오래 이고 서 계셨습니다. 아내도 물려받은 그 함지박을 늘 머리 위에 올려놓고 서있습니다. 그녀들의 종아리에 푸른 지렁이가 퍼렇게 감고 오릅니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바위 틈에 뿌리를 깊게 박았습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도 온힘으로 거기 서서 버팅깁니다. 둥근 몸이 깨어졌습니다. 어머니입니다. 아내입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몇 겹의 굳은살과 여기저기 튀어나온 발가락 뼈들이 고혹적인 그녀의 종아리 밑에 놓여 있었습니다. 스케이팅 의상 아래로 언뜻 보인 김연아 선수의 등 근육도 생각납니다. 상남자같이 울퉁불퉁했습니다. 이상화 선수는 아예 하지정맥류라는 병을 달았습니다. 그녀들도 너무 오래 서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거룩한 사람들은 오래 서 있습니다.   <강현덕·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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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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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