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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미스매치 해답은 강소기업

사상 최악이라는 ‘취업 전쟁’ 속에서 새 길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이 있다. 안토니의 김민욱(28·왼쪽)씨와 휴머니스트의 정다이(28)씨는 강소기업에서 자신만의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본지는 청년 실업의 근본 원인인 ‘일자리 미스매치’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공동으로 ‘젊은이에게 길은 있다’ 캠페인을 연재한다. [오종택·박종근 기자]

인문·교양서적 전문 출판사인 휴머니스트에는 ‘정다이 법’이 있다. 2010년 입사한 정다이(28·여)씨의 제안으로 근속 5년 차에 1주일 휴가를 더 주는 제도다. 정씨는 “회식 때 한 얘기가 회사 제도가 됐다”며 “그만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받아들여지는 수평적 문화가 작은 회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아파트 게임』은 정씨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정씨는 또래들이 집을 못 구해 ‘메뚜기’가 되는 현상을 놓치지 않았다. 매주 열리는 기획회의에서 “청년 문제와 연결해 주거공간을 다뤄보는 건 어떨까”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병아리’ 편집자의 당돌한 제안은 ‘아파트 사회학’이슈를 일으키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정씨는 “지금 이때가 아니면 해볼 수 없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틀에 박힌 대기업 입사를 고민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에서 벗어난 건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그는 스펙(영어 등 각종 취업 자격요건)도 남부럽지 않다.

 강소기업이 청년에게 날개가 되고 있다. 날개를 단 청년은 대기업 입사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공계와 인문계 진학·취업의 미스매치, 대·중소기업의 구인·구직난 혼선을 해결할 실마리도 여기에 있다. 남민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강소기업이 늘어나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처음부터 용기를 내긴 어렵다. 그러나 한번 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한 민성수(33)씨는 전주의 줄기세포 전문 바이오 기업 운화에서 일한다. ‘지방 소재 중소기업’은 청년 취업시장에서 홀대받는 곳이다. 민씨도 대학원 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그런데 벌써 9년째 근속이다. 민씨는 “직원이 부속품처럼 돌아가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가족적인 분위기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의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중소기업에 가라’가 아니라, 미래를 걸어볼 만한 강소기업부터 키워야 하는 이유다.

 현실적으로도 강소기업 없이는 취업난과 미스매치 해결이 불가능하다.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일자리의 약 90%는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대졸 미취업자의 66%는 대기업·공공기관 입사를 원한다. 그러나 300인 이상 사업장에 들어가는 취업자는 전체 취업 도전자의 10.4%에 불과하다.

 가능성의 싹은 크고 있다.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는 지난해 2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데 1만여 명이 원서를 냈다. 성장성과 미래세대 친화적 경영 때문이다. 2000년 창업 첫해 15억원이던 회사의 매출은 800억원대로 불어났다. 여기에 ‘행복경영’이 더해졌다. 직원 식당은 호텔 주방장 출신이 만든 뷔페고, 점심식사 후 낮잠을 자도 눈치 주지 않는다. 채용 기준은 스펙이 아닌 열정이다. 이 회사 전략기획팀 홍성빈(30)씨는 사업에 실패한 뒤 방황하다 이 회사에 들어왔다. 그는 “경영진은 ‘이 일을 하라’가 아니라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 생각하라’고 주문한다”며 “결국 내 일에 대한 철학을 갖게 되고,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청년이 수학능력시험과 대기업 공채의 외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며 “정부 고용정책을 강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기업도 중소기업 경력자의 경험과 실력을 활용하는 채용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손해용·김영민·조혜경 기자

중앙일보·대통령직속 청년위 공동 캠페인

중앙일보는 청년 실업의 원인인 ‘일자리 미스매치’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젊은이에게 길은 있다’ 캠페인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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