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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으로 옮겨 구글 컨셉트 사옥 지으니 인재 몰려

마이다스아이티에 입사한 홍성빈(30)·정진(28)·박슬기(25)·이태원(25)·최종훈(27)씨(사진 맨 아래부터 시계 방향)가 전통 나침반인 ‘윤도’ 모양의 탁자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신만의 꿈을 찾고 날개를 펼치기 위해 강소기업을 택한 젊은이들이다. [강정현 기자]

경기도 안산에 있는 동일캔버스엔지니어링은 7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다. 수출이 늘면서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현직(52)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다.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젊은 피’를 수혈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업계 평균보다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혹시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로 입사를 기피하는가 싶어, 서울에 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위권 대학을 졸업한 김모(29)씨는 지난해 대기업과 공기업 50여 곳에 입사 원서를 들이밀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그래도 그는 ‘고시 준비 때문에 늦게 취업전선에 뛰어든 탓에 그럴 만한 스펙을 마련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는다. 김씨는 중소기업에는 원서를 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앞으로 몇 년이 걸리더라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입사한다는 목표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취업시장에서 중소기업을 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겉만 보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 인력의 약 90%를 차지하는 일자리의 ‘보고’다. 그러나 이미 대기업에 눈높이가 맞춰진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에 가느니 차라리 취업 재수를 선택한다. 청년 인력 미스매치는 이렇게 발생한다.

더존비즈온이 2011년 강원도 춘천에 조성한 ‘강촌캠퍼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8만2500㎡(약 2만 5000평) 규모 사옥에서 직원들은 운동도 하고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사진 더존비즈온]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506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8만6000명 늘었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50대 이상 중장년층 몫이었다. 지난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되레 5만 명 줄어든 379만3000명.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3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취업준비자(취업을 위해 학원·기관을 다니거나, 혼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는 57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4000명이나 늘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이 대기업·공기업만 바라보고 스펙 쌓기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역설적으로 높은 대학 진학률과 화려한 스펙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매년 줄고 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 취업자 수는 40만1000명으로 2005년(48만5000명) 이후 줄곧 하락세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채용 계획이 확정된 243개사의 올해 채용 예정 인원은 3만902명으로 지난해(3만1372명)보다 1.5% 줄었다. 중진공 박철규 이사장은 "미취업 대졸자가 매년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런 미스매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에게 눈을 낮추라고 강요하는 건 기성세대의 욕심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기업의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의 평균 급여는 66.7%, 평균 복지 수준은 52.6%에 불과하다. 서울·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열악하다. 생활 여건에 결혼·자녀교육 문제까지 고려하면 지방기업은 사실상 ‘논외’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일자리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자는 것이다. 박명섭(한국무역학회장)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굴뚝산업이 모여 쇠락하던 서울 구로공단이 가산·구로디지털단지로 변신하면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곳이 됐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보다 낙후됐다지만 지방기업도 지방기업 나름이다. 기업실무 토털 솔루션 기업인 더존비즈온은 2011년 본사를 서울 양평동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옮긴 뒤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 8만2500㎡의 거대한 부지에 자리한 사옥의 이름은 구글의 ‘마운틴뷰 캠퍼스’를 본뜬 ‘강촌 캠퍼스. 일하다 밖에 나가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회사만의 자랑이다. 이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최소희(26)씨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강원도 젊은이들 사이에선 대기업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해선 좀 더 혁신적이고, 폭넓은 정부의 정책이 요구된다. 양세훈 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소·지방기업이 강소기업·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소기업에서 일하던 인재가 경력을 바탕으로 쉽게 창업을 하거나 대기업·공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게끔 하는 징검다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대통령직속 청년위 공동 캠페인
◆특별취재팀=손해용·김영민·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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