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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남재준 원장 수사를" … 김씨 "문건 위조했다"

검찰이 12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핵심 당사자 두 명을 동시에 소환 조사했다. 간첩 혐의를 받았던 서울시 공무원 출신 유우성(34)씨와 증거조작과 관련된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다. 검찰은 일단 국정원의 증거조작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들을 불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거조작과 별도로 ‘간첩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유우성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고검에 위치한 증거조작 수사팀 사무실에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양쪽 문서에 대해 본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문은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출입경 기록’ 등 중국 정부 문서를 어떻게 구했는지에 집중됐다. 구하기 어려운 문서를 쉽게 구한 배경이 뭔지가 궁금하다는 뜻이다.


 유씨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인단은 당초 “증거조작이 확인된 만큼 수사과정에서 겪었던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사문서 위조가 아니라 국가보안법 무고·날조를 적용해 검사도 처벌하라”고 촉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사 질문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진술조서까지 작성하자고 나오자 1시간여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유씨와 변호인단은 이후 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변호인 측에서 제출한 출입국 기록은) 가족이 가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이 처음 입수한 출입국 기록에는 (내)생년월일만 나와 있지만, 우리가 낸 서류에는 여권번호·통행증기록·호구기록·행선지·공식문서번호 등이 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이 주장하는 시점에 북한에 없었다는 것은 지난해 1월에도 여러 차례 얘기했고, 증거까지 제시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양승봉 변호사는 “중국에서 (검찰 측 자료가)위조됐다는 통보가 온 지 한 달 만에 검찰에서 불러놓고 유씨 기록 발부과정의 문제를 확인하려 들었다”며 “우리 생각과 너무 달랐다”고 말했다. 김용민 변호사도 “진짜 수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유씨와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은 공소를 즉각 취소하고 대공수사 지휘라인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국가보안법 위반죄(무고·날조)로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수사팀은 이날 오전 자살을 시도해 입원 중이던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위조 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씨는 자살 시도 때 남긴 유서에서 증거를 위조한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누구의 지시를 받고 위조에 나섰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히 김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전산 오류로는 출입국 기록이 추가될 수는 없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준 김씨의 소학교 제자 임모(49)씨도 불러 진술서의 진위를 집중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초순 국정원 요원 일명 ‘김 사장’에게서 변호인 측 싼허세관 정황설명서에 대해 반박할 문건을 만들어 오라는 부탁을 받고 조선족 위조전문가 이모씨와 함께 문건을 위조해 넘겨줬다”며 조작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를 이날 오후 11시쯤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13일 김씨가 유서에서 “유씨는 간첩이 맞으니 처벌이 안 되면 추방하라”고 강조한 이유에 대해서도 추궁할 방침이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유씨를 봐왔고 행적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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