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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헤어스타일·안경까지 … 권력 코디네이터 여정






지난 9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 13기 대의원 선거는 김여정(25)의 화려한 데뷔무대였다. 김여정은 평양의 투표장에 나온 오빠 김정은(30)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한 핵심 실세들 속에 있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여정 동지’로 불렀다. 그것도 최용해 군총정치국장과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같은 핵심실세에 이어 이름이 나왔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이란 호칭도 의미 있다. 핵심권력으로 급부상했다는 신호다.

 장성택 처형 여파로 부인인 김경희가 권력에서 손을 뗀 시점에 이뤄진 김여정의 첫 공식 등장은 시기적으로도 절묘하다.

김정은
 김정은의 후광을 업은 김여정이야말로 사실상 북한 권력의 2인자라는 분석도 있다. 입에 올리기 어려운 쓴소리로 김정은에게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은 북한에 김여정뿐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후견인이던 김경희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이른바 백두혈통(김일성-김정일 가계) 멤버로서 면모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12일 “오빠 김정은의 일정관리는 물론 헤어스타일이나 안경테 모양, 키높이구두까지 김여정의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김정은을 밀착수행하며 외투나 서류를 챙겨주는 보좌관 역할을 한다는 방북인사의 전언도 있다. 당 간부들 사이에 “여정 동지와 가까워야 원수님(김정은을 지칭)을 모실 수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고 한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의 후계자 부상 이후 김여정에게 주목해 왔다.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형 김정철과 달리 김여정은 곁을 지켰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예정’이란 가명을 쓰며 당 선전선동부 과장 직함으로 일한 사실이 국가정보원의 인물파일에 담겨 있다.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습을 닮은 지도자로 김정은을 이미지 메이킹한 것도 김여정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출신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에 불러들여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벤트도 김여정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김여정은 과거 몇 차례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관심을 끌었다. 2012년 7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식 때는 파격이었다.

 김경희 등 고위 간부가 부동자세로 줄지어선 채 김정은을 맞았지만 김여정은 아스팔트 광장을 뛰어다니면서 오빠의 행동이 우스꽝스럽다는 듯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정일 장례행사(2011년 12월) 땐 김정은과 당간부들이 추위에 떨며 추도사를 듣고 있었으나 김여정은 대열을 이탈해 이리저리 다녔다. 통일부 당국자는 “동선이 부산해 북한TV들이 편집해버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듬해 11월 김여정이 김정은·김경희와 함께 말을 타는 장면이 북한TV로 공개되자 정보당국은 “머지않아 김여정의 등장을 공식화하려는 예고편”이라고 판단했다.

 김여정은 7세 때부터 5년간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서 ‘정순’이란 이름으로 유학했다. 정보 관계자는 “당시 여권정보를 통해 김여정이 1989년 9월 26일생인 것을 알았다”며 “김정은과 체류시기가 일부 겹친다”고 말했다. 당시의 경험이 각별한 우애를 다지게 된 계기였을 것이란 해석이다.

 공식 등장에도 불구하고 김여정은 보일 듯 말 듯하다. 수행 간부들과 몇 걸음 떨어져 오빠를 바라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노동당 핵심요직을 맡았지만 아직 어린 나이를 고려해 대의원 진출 등은 속도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노동당 업무에 집중하며 평양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종 기자

사진 설명

스위스 유학 시절의 김여정. 2012년 7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식 당시. 같은 해 11월 말 타는 장면. 올해 3월 9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 모습. [노동신문·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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