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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찾아 2만리 … 그리움은 녹지 않았다

러시아와 미국. 지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 가깝지 않다. 소치 겨울패럴림픽 좌식스키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한 타티야나 맥파든(왼쪽)에게는 양국 모두 어머니의 나라다. 척추갈림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러시아에서 태어난 맥파든은 미국에 입양됐고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해 친어머니 니나 폴레비
코바를 만났다. [소치AP=뉴시스]


소치서 20년 만에 모녀 상봉
하반신 못 쓰게 된 타티야나
6살 때 러시아서 미국에 입양

러시아 소치 라우라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12일 열린 겨울패럴림픽 좌식 크로스컨트리 스키 1㎞ 스프린트. 타티야나 맥파든(25)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활짝 웃으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곳에는 그의 두 어머니가 서 있었다. 낳아준 러시아 친어머니와 길러준 미국 양어머니.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을 끌어안은 맥파든은 “두 어머니를 보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는 척추갈림증이란 병으로 하반신을 쓰지 못했다. 6살 때까지 걷지 못해 기어 다녔다. 휠체어를 사줄 형편이 못 될 정도로 가난했던 생모 니나 폴레비코바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겼다. 맥파든은 그곳에서 미국 보건복지부 장애 업무를 담당하던 데보라 맥파든에게 입양돼 7572㎞ 떨어진 미국 일리노이주 샴페인으로 향했다. 미국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맥파든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맥파든은 양어머니의 지원 속에 휠체어 육상을 시작했고,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2004년 아테네 여름패럴림픽에 출전해 경험을 쌓은 그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3관왕(T54등급 400m·800m·1500m)을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6개의 금메달(100m·200m·400m·800m·1500m·5000m)을 땄다. 보스턴 마라톤을 비롯한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했다. 맥파든은 “사람들은 장애(disability)란 단어에서 ‘dis(부정적인 의미의 접두어)’에 주목한다. 나는 할 수 있음(ability)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장애인 육상의 여왕 맥파든이 겨울패럴림픽에 도전한 건 친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모국인 러시아에서 열리는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하면 어머니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토비 도슨(36) 모굴스키 대표팀 코치와 비슷하다. 부산에서 태어나 미국에 입양된 도슨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그의 사연은 커다란 반향을 낳았고 가족을 다시 만나는 꿈을 이뤘다. 도슨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 때 연사로 나서 자신이 태어난 한국에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김연지(33)씨와 결혼했다.



 맥파든은 알파인 스키를 하려고 했지만 위험하다는 조언을 듣고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하기로 했다. 휠체어 육상으로 다져진 근육 덕분에 ‘괴물(beast)’이란 별명까지 붙은 그에게 강인한 체력과 참을성이 필요한 크로스컨트리는 꼭 맞는 종목이었다.



 꿈은 이뤄졌다. 자신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양어머니와 함께 소치에 온 맥파든은 생모를 비롯한 가족들을 만났다. 10일 열린 12㎞ 경기에서는 두 어머니가 나란히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레이스를 펼쳐 5위를 기록했다. 12일 열린 1㎞ 스프린트 경기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데보라 맥파든은 “러시아에서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이 나라에 돌아온 우리 아이는 건강하다”며 활짝 웃었다. 폴레비코바도 “정말 자랑스럽고 놀랍다”고 말했다. 맥파든은 “나는 항상 강한 정신과 용기를 갖고 살았다. 그래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소치=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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