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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시가 창조경제 중심 돼야

노춘희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한국도시재생연구원 이사장
도시는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며, 사상과 에너지의 중심지이자 삶의 터전이다.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복잡한 창조물인 도시는 국가와 지역의 ‘성장동력’이기도 하다. 통계에 따르면 어떤 국가든 도시인구 비중이 10% 늘어날 때마다 그 나라의 1인당 생산성은 30%가 향상된다고 한다. 소득도 국민의 반수 이상이 비도시 지역에 사는 국가보다 국민의 반수 이상이 도시에 사는 나라가 네 배 가까이 많다.

 우리나라의 면적 대비 생산율을 비교해도 도시 지역이 전체 국토 면적의 3%이지만 국내총생산(GDP)의 96%를 생산하고 있다. 도시가 비도시 지역보다 엄청난 생산집적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도 한국이 1960년대 이후 압축성장에 성공한 이유가 바로 ‘도시’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행과 도시의 번영은 어느 나라든지 국가 발전 속도와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다. 또한 도시화는 ‘기회’와 더불어 인구 집중, 소득불균형 등 ‘많은 사회 문제’를 만드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어느 도시든 모두 영고성쇠를 경험한다. 우리나라 도시들도 도심 지역의 인구 감소와 외곽 지역의 인구 증가, 도심거주인구의 고령화와 빈곤화, 도심기능의 쇠퇴 등으로 내부도시 쇠퇴화 증상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가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분화적 원심력에서 융합적 구심력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도시 문제는 ‘땅’을 둘러싼 주거와 교통 같은 1, 2차원적 공간이 주안점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터, 놀이터, 쉼터’라는 3차원적 콘텐트를 담을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강조되는 창조경제도 ‘사람이 모이는 땅’인 도시라는 공간에서 얼마나 창의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도시야말로 인류의 가장 중요한 창조물인 지식의 공동생산이라는 협력 작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도시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이미 도시화율의 정체로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저성장시대의 도시정책 관점은 건설도시에서 정비도시로, 성장도시에서 재생도시로, 그리고 생산가치 도시에서 분배가치 도시로 옮겨져야 한다. 따라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공간부분은 구도심 쇠퇴에 따른 도시재생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창조경제의 공간은 규제를 줄인 도시에 있다. 도시의 쇠퇴하거나 노후화된 공간을 활용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창의성을 펼칠 수 있는 도시지원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대상은 지역의 (중소)도시다. 우리나라 국토공간의 70% 이상을 중소도시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가 탄력을 받으려면 이들 지역도시의 창의적이고 자생적인 재생전략을 지원하고, 지역 여건에 맞게 맞춤전략을 세워 지속적으로 진행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2013년 12월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특별법은 기존의 물리적인 정비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 배려, 도시정체성 재정립, 원주민 재정착률 제고 등 다양한 대안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장기적 비전과 민·관의 협력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복합화되고 있다. 공공이나 민간 등 어느 한 부분만으로는 성공적 추진을 담보하기 어렵다. 민관이 서로 공공성과 사업성에 대해 어떻게 균형을 잡아주느냐가 도시재생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생적 발전이 중요하다. 지역도시가 스스로 주체가 되고,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여, 그 혜택을 지역에 귀속시켜야 도시재생사업이 제대로 굴러갈 것이다.

노춘희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한국도시재생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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