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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결혼식은 가라" 나만의 웨딩 스토리 만든다

틀에 박힌 웨딩홀에서 벗어나 이색 공간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톱스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결혼식이 화제가 됐다. 제주도의 작은 별장에 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소박하게 결혼식을 치렀기 때문이다. 가수 조정치·정인 커플의 지리산 종주 결혼식도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연예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반인들도 천편일률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나만의 웨딩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추세다.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다.

신랑이 부케를 들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입장 대기 중인 신부를 향해 노래를 부르며 다가가 부케를 건넨 다음 신부와 함께 버진로드를 걸었다. 신랑이 들꽃을 꺾어 신부에게 준 데서 유래했다는 부케의 본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벤트였다.

동시 입장은 친정아버지를 여읜 신부를 위한 배려였다. 주례도 없었다. 신랑의 어머니가 성혼선언문을 읽었다. 신랑·신부는 양가 부모를 향한 감사의 편지를 낭독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김동철(32·서울 양천구 목동)씨의 결혼식이다. 방송PD와 작가인 신랑·신부가 결혼식을 기획·연출하고 주인공도 맡은 셈이다. 김씨는 “생방송을 보는 듯 흥미롭고 감동적인 결혼식이었다는 하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달 결혼한 유세환(29)·마리아(28·서울 금천구 가산동)씨는 식장 내 꽃장식을 화분으로 대신했다. 마씨는 “한 번 쓰고 꽃이 버려지는 게 싫어 화분을 장식했고, 결혼식 후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화분을 선물했다”며 “결혼식에 참석했던 지인들이 화분을 볼 때마다 우리 부부가 생각난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최근 식순을 바꾸거나 프로그램 곳곳에 아이디어를 더해 개성 있는 결혼식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입·퇴장 시 배경음악으로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선정하거나 결혼식을 아예 뮤지컬 형식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써니플랜 최선희 대표는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테마 결혼식이 최근 대중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앨범 촬영부터 본식까지 결혼 전 과정에 그들만의 스토리를 담고 싶어 하고 특별한 프로그램을 신랑·신부가 직접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사진 1)나 레스토랑(사진2), 교외의 펜션(사진 4) 등에서 일가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축제 같은 예식을 즐긴다. 식장 곳곳에 꽃 대신 화분(사진3)을 장식해 하객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사진 제공 및 도움말=써니플랜 최선희 대표, 웨딩잇 그레이스킴 웨딩스페셜리스트, 유워빅데이 정혜민 웨딩디렉터

  결혼식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 연예인으로는 배우 유지태와 김효진 부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1년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축의금 일부를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 전달했다. 축의금은 미얀마 피지다군 초·중학교 건립 비용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5월 결혼한 이재현·박나리 부부도 축의금 일부를 기부했다. 박씨는 “결혼을 계기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며 “다행히 양가 부모님도 동의해 주셔서 축의금을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심 웨딩홀이나 호텔이 아닌 뜻밖의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담아 결혼식을 여는 사례도 많다. 테니스 동호회에서 만나 2011년 6월 결혼한 조재완(40)·공혜경(34·서울 광진구 구의동)씨 부부. 이들은 처음 만난 장소인 구의동 테니스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대기실이 없어 신부가 직접 하객을 맞았다. 100여 명의 테니스 동호인이 참석해 마치 테니스인들의 축제 같은 결혼식이었다. 공씨는 “스튜디오에서 따로 웨딩 촬영을 하지 않았다. 연애 시절 테니스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식장을 꾸며 하객들과 추억을 나눴다”고 말했다.

미술 애호가인 이보희(35·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의 야외무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좋아하는 색깔의 패브릭과 꽃, 명화 스타일의 액자로 갤러리 곳곳을 채웠다. 이씨는 “미술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고 전시된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아트 웨딩’이었다”고 전했다.

한진·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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