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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해서 야자하느라 힘들지? 여기 학생들은 그런 말 모른단다


민정아 안녕. 수림이야. 잘 지내니. 나도 잘 지내. 재미난 얘기 해줄까.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학교에 일찍 등교해 맨 먼저 교실로 들어가는 걸 좋아했잖아. 그런데 여긴 아무리 일찍 가도 교문을 안 열어줘 처음엔 당황했어. 학교 직원이 교문을 열어야만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더라고. 교실 문도 쌤이나 학교 직원이 열어줘야만 돼. 엄마는 한국에서는 학교나 교실에 아무나 들어갈 수 있어 걱정이었는데 캐나다는 안전해서 맘에 든대. 그래도 한국에서는 점심시간 때 밖에 나가 떡볶이 사 먹고 들어오는 재미가 있었는데 여긴 수업이 끝날 때까지 맘대로 못 나가.

 며칠 전 아파서 조퇴를 했는데 엄마가 학교에 직접 와 확인한 뒤 나를 데리고 나갔어. 하지만 제일 내 마음에 든 건 공부를 세게 안 시킨다는 거야. 수학이나 과학은 내가 한국에서 초등학교 때 배운 수준이야. 그래서 한국 아이들은 이곳에서 수학을 잘하는 걸로 소문이 났어. 여긴 초·중·고교 수업 끝나는 시간이 모두 똑같은 거 있지.

 야자(야간자습)라는 말을 여기 아이들은 몰라. 쉬는 시간엔 무조건 밖에 나가서 뛰어노느라 교실에 앉아 있는 아이들도 거의 없어. 그래서 다들 건강하고 키도 큰가 봐.

 사실 나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왕따 당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길을 가다 부딪치면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 운동을 하다가 내 실수 때문에 졌는데도 아이들이 “Good try! Good try!(괜찮아)”라고 말해 줘 고마운 마음에 운 적도 있어.

 여긴 3개월마다 소방 훈련이랑 테러 방지 훈련을 해. 소방 훈련은 사이렌 울리면 무조건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비상구를 통해 빨리 밖으로 나가야 해. 테러 방지 훈련은 나쁜 사람이 권총을 갖고 학교를 공격했을 때 하는 훈련인데 책상 밑에 모두 엎드려서 셀 폰도 끄고, 경찰들이 문을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아. 학교에서 방송으로 “이젠 괜찮다고”고 할 때만 움직이라고 훈련시켜. 한국은 경찰만 권총을 갖고 있어서 테러 방지 훈련 같은 건 상상도 못하지.

 민정아. 온양 어느 고등학교로 갔니. 이제 개학도 하고 야자하느라 많이 힘들겠다. 나는 캐나다에 온 뒤 키가 많이 컸어. 167㎝쯤 되는 것 같아. 아직도 한국에 있을 때 너랑 같이 서울로 구경다니던 기억이 생생해.

 보고 싶다 민정아 ….

 너도 대학은 캐나다로 유학 오면 안 될까. 아니면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라도 놀러 와. 내가 캐나다 많이 많이 안내해 줄게. 우리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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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