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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을 일군 사람들] 신석영 참살이 유통 대표

쪽파로 연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신석영씨가 직접 기른 쪽파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프리랜서 진수학

밭농사로 연 매출 20억원을 올리는 농사꾼이 있다. 신석영(47) 참살이 유통 대표다.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에 있는 39만6694㎡의 땅에 쪽파를 기른다. 연간 1000t이 넘는 쪽파를 생산해 지역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8곳에 공급하고 있다. ‘농사는 노력’이라는 신념으로 부농의 꿈을 일구고 있는 신 대표를 만나 인생 이야기와 농사 관련 조언을 들었다.

“농사를 짓다 보면 농작물 값이 폭락할 수도, 급등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재배하는 작물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라는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질 좋은 작물을 많이 생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난 10일 만나자마자 던진 신 대표의 말이다. 그는 성공 비결을 묻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해하면서 “농업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17년간 쪽파 농사를 지으면서 시련을 겪거나 좌절하지 않고 잘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피나는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농사에 뛰어든 이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준비와 노력만 갖추면 누구든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에 맞는 작물 선택, 그리고 적절한 투자

신 대표는 평범한 가정의 4남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의 꿈이 처음부터 농사꾼은 아니었다. 원래의 꿈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유통업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고 농사가 유통과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일찌감치 농사꾼이 되기로 했다. 그렇다고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던 땅이나 모아둔 재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땅이라고는 한 평도 없었지만 이웃 주민들에게서 농사법을 배우고 땅을 빌려 농사를 시작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이웃 주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 쪽파 농사라는 점에 착안했다. 오랫동안 쪽파 농사로 생계를 꾸려나갔다면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수 개월의 연구와 조사를 통해 도고면이 쪽파 재배지로 안성맞춤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조사하다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쪽파는 기후와 토질에 큰 영향을 받더군요. 도고면은 고지대이다 보니 비나 눈으로 인한 피해가 적어요. 연중 선선해 쪽파를 기르기에 적합한 기후에다 물이 잘 빠지는 토질이라 재배에서 출하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짧았어요.”

쪽파는 씨앗을 뿌린 지 30일이나 50일 뒤에 생산해 출하하는 단기 재배 작물이다. 따라서 벼나 배추보다 기후 영향을 많이 받고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재배 기간이 짧은 만큼 정성만 쏟는다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신 대표는 농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지역에서 쪽파를 가장 많이 출하하는 젊은 농사꾼으로 소문났다. 수익이 생기면 더 좋은 종자를 구입하기 위해 아낌 없이 투자했고, 농사 지을 땅을 사들였다. 평소 주민들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은 덕에 판매망도 점차 늘어났다.

 “초보 농사꾼 시절에는 잠자는 시간도 아까울 만큼 일에 푹 빠졌어요. 내 손길이 닿은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볼 때면 흐뭇했죠.”

성공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

최근 귀농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젊은 농사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쉽지 않다. 섣불리 덤볐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도 “철저한 준비와 노력할 각오가 있다면 농업은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젊은 농업인과 귀농자들에게 두 가지를 조언했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 것’과 ‘작물이 귀할 때일수록 쉬지 않고 작물을 재배하라’다.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농사를 짓더라도 정성의 차이에 따라 농작물의 맛이 달라져요. 작물도 살아 있는 생명체입니다. 정성을 받으면 그만큼 더 좋은 열매를 선물하죠.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죠. 또한 배추 가격이 폭등하거나 수입산 배추가 들어오면 쪽파가 희귀작물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저는 쪽파의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죠. 희귀작물이 되면 그만큼 판로가 넓어지거든요.”

그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온라인 판매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쪽파를 주력 상품으로 두고 햇고구마와 배추 농사도 동시에 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20억원을 훌쩍 넘긴 이유다.

 “쪽파는 신선 채소여서 수입할 수 없는 작물이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을 받지 않아요. 그렇다고 안주하면 안 돼요. 소비자 입맛은 계속 변하고 까다로워지므로 더 좋은 종자를 심어야 하고, 출하될 때까지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그는 인생도 작물 재배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당장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고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성공은 반드시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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