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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맞수] 천안 병천순대 vs 성환순대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부산 어묵, 충무 김밥 등은 지명과 음식 이름이 어울려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누군가 춘천에 다녀왔다고 하면 닭갈비 맛이 어땠느냐는 질문부터 하게 되고, 어묵 한 봉지를 고를 때도 부산이 적혀 있는지 먼저 살피게 된다. 이 같은 향토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병천순대. 그리고 성환순대다. 그 이름만 들어도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나는 대한민국 대표 순대. 병천순대와 성환순대의 매력을 알아보자.


병천순대

병천순대는 다른 지역 순대에 비해 양배추와 선지가 많이 들어가 더욱 고소한 맛이 난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순대와 고기를 넣은 순댓국밥에 양념장이나 다진 매운 고추, 소금, 새우젓 등으로 간을 맞춰 먹는다. 가격: 순댓국밥 6000원, 모둠순대 1만원.

천안 병천 순대거리 전경.
신선 야채 듬뿍 웰빙식품 … 명품 브랜드로 세계 진출

천안시로부터 특화거리로 지정받은 병천 순대거리. 순대거리에 모여 있는 업체 중 10곳은 3년 전부터 병천순대를 웰빙 명품 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 사업단을 결성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사업단은 ‘㈜병천순대’로 상표등록을 마치고 다음 달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주호 ㈜병천순대 대표는 “좋은 서비스와 차별화된 맛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점령하고 세계화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은 독립기념관, 유관순 열사 사적지 등과 함께 천안을 대표하는 명소인 ‘천안 12경’에 올라 있을 정도로 천안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말이면 순댓국밥을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지난 8일 오전 11시30분. 천안 병천 순대거리에는 순대를 맛보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아빠 손을 잡고 온 꼬마부터 독립기념관 팸플릿을 팔에 끼고 맛집을 찾아 나선 여고생, 백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순대거리를 탐방하고 있었다.

병천 순대거리에는 총 24곳의 순대 전문음식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특히 병천순대의 원조로 불리는 충남집에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주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1대 길호장 사장부터 3대에 걸쳐 전통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1대 길 사장의 둘째 손자인 오호재(50·왼쪽 사진)씨도 인근에 ‘자매집 순대’라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0~400그릇의 순댓국밥을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오씨는 최근 미국 뉴욕에 분점을 낼 정도로 세계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오씨는 “병천순대에는 신선 야채가 80% 이상 들어가 있어 웰빙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병천순대가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앞으로도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하겠다”라고 말했다. 병천순대는 돼지의 작은창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연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오씨의 말대로 당면보다 다진 마늘과 양파·생강 등 채소가 많이 들어 있어 담백하고 배불리 먹어도 부담이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순댓국밥의 경우 사골을 우려낸 하얀 육수와 순대, 돼지 머리고기 등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60여 년간 늘 푸근하고 넉넉한 맛으로 천안 시민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 병천순대. 병천순대가 세계시장에서도 유명 음식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환순대

성환 5일장에서 파는 성환순대는 돼지 내장에 일곱 가지 채소와 선지를 넣어 삶아 먹는 향토음식이다. 성환 순댓국밥은 병천 순댓국밥보다 좀 더 얼큰하다. 특히 갓 지은 쌀밥을 함께 넣고 끓여 구수한 맛을 더했다. 가격: 순댓국밥 6000원, 모둠순대 8000원

성환 순댓국밥집 앞 전경.
장날에 만나는 토종 진미 … 병천순대보다 구수한 맛

병천순대가 브랜드 명품화에 나서고 세계시장을 두드리고 있다면 성환순대는 지역의 향토음식으로서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환순대는 천안시 성환읍의 성환이화시장이 5일장으로 활성화되면서 유명해졌다. 성환 5일장에는 총 9곳의 순대 음식점이 있다. 이들 가게 대부분은 5일장과 그 전날에만 문을 연다. 장날만 되면 시민들은 ‘성환순대는 꼭 먹어야 한다’며 몰리고 있고, 최근에는 SNS와 트위터 열풍으로 타지 사람들까지 찾을 정도로 인기다. ‘성환순대는 소리 없이 강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50여 년 전 이곳 순대집 식당 주인들은 간판 없이 허름하게 포장을 치고 장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이 가게들은 그저 ‘두 번째 집’ 또는 ‘세 번째 집’ 등으로 불린다. 돼지 내장에 각종 채소와 선지를 넣어 먹음직스럽게 순대를 만들어 팔고 있다. 순댓국밥에는 성환순대와 다섯 가지 이상의 돼지 부속물을 비롯해 각종 양념이 첨가돼 있다. 또한 쌀밥을 함께 넣고 끓이기 때문에 구수한 맛을 더한다.

 성환 5일장은 매달 1, 6, 11, 16, 21, 26, 31일 열린다. 지난 11일 열린 성환 5일장에는 봄을 맞아 많은 시민이 몰렸다. 점심시간이 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사람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순댓국밥집으로 향했다.

 3대에 걸쳐 어머니 이원분씨(아래 사진)와 순댓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규(53·아래 사진) 두 번째 집 사장은 “5일장 전날에는 24시간 동안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장날 오후 3시쯤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한 달에 보름만 문을 연다고 해서 매출이 적을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인 셈이다. 이어 김 사장은 “병천에 즐비한 음식점보다는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성환순대에는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 있고 재래시장의 풍경까지 볼 수 있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째 성환순댓국밥집 단골이라 자처하는 김성민(40)씨는 “성환장을 구경하고 순댓국밥을 먹을 때면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것 같다”며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고기를 맛볼 때면 저절로 몸보신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성환이화시장은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지나는 성환역이 생긴 뒤부터 장날이면 여러 지역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성시를 이룬다. 순대집을 포함해 점포가 50개가 넘고 나날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장사꾼들 역시 성환순댓국밥을 즐겨 찾는다. 간이 포장을 친 허름한 순댓국밥집이 이제는 성환 5일장의 자랑거리이자 진풍경이 된 셈이다.

글=조영민 기자 , 사진=프리랜서 진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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