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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자' 할 때도 내 말대로 하란 의미로 왜곡

소설가 이문열씨는 1998년 출간했던 대하소설 ?변경?을 고쳐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소설가 이문열(66)씨가 10일 한림대 일송기념사업회(운영위원장 김용구)가 선정한 제9회 일송상을 수상했다. 일송상은 한림대 설립자 일송(一松) 윤덕선(1921~96) 선생의 뜻을 기려 2006년 제정됐다. 김용구 위원장은 “문학적 성취에 더불어 국민과 사회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글을 꾸준히 썼고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은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상 소감에서 “내가 몸담은 세계가 분열하고 갈등하는 상황에서 균형과 조화에 기여하기 위해 한 발언이 인정된다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송상 소설가 이문열씨 쓴소리
'오늘의 전야' 80·90년대 얘기 쓸 것



 이씨는 이날 30분이 넘는 수상소감을 통해 그간 ‘보수 논객’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절대적이고 변함없는 것이 있다고 믿는 쪽이라 잘못돼가는 것을 바로잡자는 뜻에서 발언했을 뿐 진영 논리에 서서 비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모처럼 만의 사회적 발언이었다. 이씨는 1년 넘게 언론 인터뷰를 마다한 채 작품 활동에 전념해 왔다. 시상식이 끝난 뒤 그와 마주 앉았다.



 - 요즘 정치적, 사회적 발언이 뜸한데.



 “할 틈도 없었다. 별로 할 말도 없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이제 그건 폐업했다.(웃음)”



 - 근황은.



 “딱 들어앉아서 글만 쓴다. 『변경』이라는 12권짜리 소설을 1998년에 냈다. 99년에만 50만 권이 팔렸다. 그런데 2001년 ‘책 장례식’ 사건이 터졌다. 기분이 많이 상해서 2003년 출판사에 전화해 절판시키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걸 다시 내기 위해 고쳐 쓰고 있다. 나한테 중요하고 무거운 책이다.”



 이씨는 2001년 말 자신의 책이 불 태워지는 사건을 겪는다. 이른바 ‘책 장례식’이다. 이씨의 정치적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모여 그의 책을 불태우는 등 불매운동을 벌였다. 그즈음 발간된 그의 책 『변경』이 출간 5년도 안 돼 절판된 이유 중 하나다.



 - 작업은 언제쯤 끝나나.



 “『변경』은 4·19부터 5·16, 유신까지를 아우른다. 원래 24권을 목표로 썼던 거라 끝을 다소 느슨하게 맺었다. 그런데 이제 남은 부분을 더 쓸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끝을 다듬고 있다. 이번 달 말이면 털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1980~90년대 얘기를 3부작 정도로 쓰려 한다. 우리 사회가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려 한다. 4·19에서 유신을 거치며 우리 사회에는 몇 가지 힘이 축적된다. 건국 세력이 무너지고 산업화 세력이 등장해 남한에 절대 세계를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내부 모순이 축적돼 민주화 세력이 왔고 이 나라를 오늘의 모습으로 이끌었다. 80년대는 오늘의 전야(前夜)다.”



 - 요즘 정치는 어떻게 보시나.



 “그야말로 저급한 도덕적 상대주의의 시대가 왔다. ‘소통하자’고 할 때도 상대방 말을 듣자는 게 아니라 내 말대로 하라는 의미로 왜곡됐다. 내가 어떤 답을 제시할 그런 판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만든 당사자가 답을 만들어 풀 수밖에 없다. 문제를 푸는 방법은 말을 들을 생각을 하고 소통을 요청하는 건데. 풀 수 있을지, 파국이 온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지극히 비관적인 기분이다.”



춘천=이정봉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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