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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떠야 민주당 살고 지방선거도 이긴다”

최정동 기자
전격적인 신당 창당 소식이 3월 정가를 강타했다. 야권은 지방선거에서 단일후보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게 됐다며 환호했다. 여권은 말 바꾸기 야합이라며 연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정치권의 지형 자체를 뒤흔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신당은 어떻게 합의됐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신당 창당의 산파역을 맡은 뒤 현재 신당 정무기획단 위원으로 활동 중인 민주당 민병두 의원을 6일 만나 합의 경위와 지방선거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야권 신당 산파역 맡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

선거 임박했다면 통합 계기 못 잡아
-신당 창당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정치지형을 바꿔 야권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준 거다. 대선 이후 야권엔 대가뭄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은 도입하지 않고 공약도 다 파기하는데 야당은 무기력하고 희망은 보이지 않고…. 엄청난 가뭄에 땅이 쩍쩍 갈라지는 상황에서 대지에 비가 내리게 해준 거다. 아, 이대로 죽진 않겠구나, 기우제도 포기했는데 이젠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 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주장해 왔는데, 이젠 어느 정도 평평해진 것 같나.
 “잘 알다시피 우리 정치지형은 이념적·연령적·지역적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걸 바로잡으려면 우리 고유의 영역은 튼튼히 하는 동시에 오른쪽으로 확장하며 진보의 대중화·유연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합의는 중도에 자기 깃발을 꽂고 있는 안철수 세력과 민주당이 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안철수 쪽 깃발이 더 튼튼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깃발이 더 힘차게 날려줘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

 -올 초부터 야권 원로 등 여러 그룹이 통합을 위해 뛰었는데 언제쯤 신당 합의가 가시화됐나.
 “그런 노력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실제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위원장의 결단이 99.9% 역할을 했다. 단순히 후보연대만 해서는 2012년의 재판일 뿐이다. 새로운 상상력을 갖고 만나야 한다. ‘헤쳐 모여’만으론 국민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이런 고민의 결과 안 위원장도 결심한 것 아니겠나. 문성근 전 대표 등 친노 쪽에서도 함께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김 대표도 용기를 얻었고.”

2일 국회 사랑재에서 야권 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위원장(왼쪽)과 김한길 대표. [중앙포토]
 -무공천이 합당 명분으론 좀 약하지 않나.
 “우린 엄청 크다고 봤다. 박 대통령이 신뢰를 가장 큰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데 이걸 깨뜨릴 수 있는, 신뢰의 자산을 빼앗고 ‘약속정치 대 거짓정치’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기초선거 무공천이라고 본 것이다. 또 광역 단위만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통합이 더 용이할 거란 판단도 작용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DJ가 목숨을 걸고 단식하면서 얻어낸 지방선거인데 무공천을 하고도 진다면 지지자들에게, DJ에게 무슨 면목이 있겠느냐. 모든 걸 잃어버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란 걸 안 위원장도 잘 알기에 우리가 무공천에 결코 동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거고. 그 엄청난 부담감에 김 대표도 최고위원회의를 수차례 열고 결국 9대1의 동의를 받아 추진한 것 아니냐.”

 -4월 말이나 5월 초께 통합됐으면 더 효과가 컸을 텐데 너무 빨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랬으면 아마 계기를 못 잡았을 거다. 우린 공천제를 채택했을 테고, 그럼 안 위원장 쪽에서 무슨 명분으로 합칠 수 있었겠나. 양쪽 다 지지율이 안 오르니까 또 합친다는 비난만 받기 십상이었을 게다. 기초선거 출마자들에게도 시간을 준 셈이다. 중앙당이 이지스함이라면 기초단체장과 의원은 경비정급인데 갑자기 나룻배에 타라고 하니 얼마나 황당하겠나. 탈당해야 하는 그들 입장에선 파문을 당한 셈이지만 미리 예방주사를 맞은 덕에 열심히 뛰어 살아서 돌아오는 게 효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거다.”

 -컨벤션 효과는 어느 정도 갈 것으로 보나.
 “중앙일보 조사에선 4.4%포인트 차까지 좁혀졌던데 새누리당을 2~3%포인트까지 추격하면 다행이라고 본다. 또 그게 현실이다. 대선 때 지지도를 생각해 봐라. 거기에 현재 박 대통령 지지도와 몇 년째 이어진 새누리당의 견고한 지지세를 감안하면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다. 하지만 컨벤션 효과는 좀 지나면 빠지게 돼있다. 관건은 2차, 3차 컨벤션 효과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다.”

민생공약으로 신당 필요성 알릴 것
-‘연대는 없다’는 안 위원장의 과거 발언들이 아킬레스건이란 지적도 있다.
 “반대로 극적인 반전이었기 때문에 이만큼 지지층을 흡수하며 갔다고 볼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군더더기 없이 정면돌파를 택한 건데, 논리를 만들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신당도 불가능했고 컨벤션 효과도 없었을 거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안 위원장이 내편, 네편 가르지 않고 다 내 식구라고 생각해야 한다. 민주당이 맘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과감히 문제 제기하고. 그래서 안철수식 정치가 살아나는구나, 안철수 죽지 않았구나, 안철수답구나, 이런 얘길 들어야 한다. 안 위원장이 떠야 민주당도 살고 지방선거도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며칠은 논쟁만 하지 않았나.
 “곧 정리될 거다. 당헌·당규는 지도부 운영체계와 경선 규칙 등만 정하고, 정강정책도 선언적인 몇 가지만 담은 뒤 나머지는 지방선거 이후 확정할 예정이다. 심플하게 가는 거다. 지금은 대중의 지지세를 사진으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새정치가 민주당에 흡수된 게 아니라 새정치가 민주당의 기치가 됐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안 위원장도 민주당 의원총회에 와서 ‘민주당도 바뀌십시오’라고 당당히 설득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일대일 구도로 바뀌었는데.
 “승부처는 서울·경기·부산 등 경부선이다. 특히 수도권이 승패를 좌우할 거다. 사람들은 그 당이 얼마나 많은 인물을 보유하고 있느냐로 수권 능력을 판단하곤 하는데, 지방선거 승리는 대선후보군으로 야권의 넓고 다양한 스타군단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부겸 전 의원 등 영남권에서의 선전도 관전 포인트다.”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를 꼽는다면.
 “새누리당은 중진차출론을 이미 썼고 이제 네거티브와 공약 홍수 전략을 쓸 텐데, 무엇보다 늘상 있었던 여당 내 기초선거 공천헌금 파문이 이번에도 터지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 거다. 공약을 무시하고 기초단위 공천을 강행한 데 대해 유권자들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겠나.”

 -4년 전 무상급식 같은 정책도 준비 중인가.
 “신당 합의문에서도 밝혔듯 민생 제일주의를 내세울 계획이다. 지금 전셋값이 끝없이 오르고 있지 않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막상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때는 내 삶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따져보기 마련이다. 좌절감에 빠진 국민에게 삶의 안전판이자 보증수표가 돼줄 구체적인 민생공약을 제시하면서 신당의 존재이유를 증명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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