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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국민연금 칼 뺐다 만도 이사 재선임 반대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본격적인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편법 유상증자로 주주권익 훼손"
오너 견제, 본격 의결권 행사 시작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 우려도

 보건복지부는 6일 국민연금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위원장 권종호 건국대 교수)를 열고 7일 ㈜만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현(64) 대표이사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만도 지분 13.41%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만도가 지난해 4월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자금난을 겪던 ㈜한라(옛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3385억원을 투입한 것을 문제 삼았다. 부실한 모(母)기업을 살리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당시 대표이사였던 신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28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올해 주총부터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종호 위원장은 “만도의 유상증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부실한 모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케 함으로써 대표이사가 기업 가치와 주주 권익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만도는 국민연금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박종철 상무는 “유상증자 시점과 비교해 만도 주가는 37.2%, 한라는 6.9% 올라 코스피 상승률(2.4%)을 훨씬 웃돌았다”며 “오히려 주주 권익이 오른 셈”이라고 반박했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요청을 수용해 사외 이사를 추가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현 지분대로라면 국민연금의 이번 의결권 행사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만도 관계자는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은 주주 4분의 1 이상 참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며 “정몽원 회장을 포함한 한라그룹 지분이 27%에 이르는 데다 상당수 기관투자가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는 ‘오너 리스크’가 있거나 부당하게 계열사를 지원한 기업에 대해 강력한 ‘옐로카드’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이 주주의결권 행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253개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큰손’이다. 당장 최고경영진이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효성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금융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에선 연기금이 오너 일가의 독단적인 경영이나 배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국민연금이 뚜렷한 기준을 갖고 일관된 목소리를 낸다면 기업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주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형실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앞으로 다른 기업에서도 비슷한 사안이 생기면 같은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수 일가 지분이 많지 않은 기업들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재우 연구위원은 “이번 결정이 정치적인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한길·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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