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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행 밤 비행기 타니 … 새벽에 풍차가 마중 나왔네

풍차마을 `잔센스칸스`


유럽은 누구에게나 동경의 대상이다. 수백 년 세월을 간직한 옛 도시와 노천카페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 한 잔. 허구한 날 빌딩 숲에서 맴도는 우리가 꿈꾸는 유럽의 일상이다. 그러나 아무 때나 유럽을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12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때문이다. 유럽으로 떠나는 밤 비행기를 타봤다. 일과를 마친 뒤 느지막이 비행기에 오르니 상쾌한 유럽의 아침이 마중 나와 있었다.

퇴근길에 떠나는 암스테르담 여행



1 잔센스칸스 나막신체험관 벽을 가득 채운 화려한 나막신. 2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앞의 ‘Iamsterdam’ 조형물로 암스테르담 관광의 상징이자 기념사진 코스다. 3 운하유람선에서 찍은 도시 전경. 유람선은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구석구석으로 관광객을 안내한다.


단잠 자고 영화 한 편 … 밤은 길어라



하루의 피로가 밀려오는 퇴근길이지만 다른 날과 달리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퇴근하는 날이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인적이 드물고, 공항고속도로 풍경도 낮과는 사뭇 다르다. 공항도 휴식을 취하는 듯이 고요하다. 간단한 수속을 밟고 터미널로 향한다.



 자정이다. 나를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으로 데려다 줄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밤 비행기는 처음이다. 낯선 분위기가 기분 좋다. 잠시 후 비행기가 기장의 인사말과 함께 이륙한다. 식사까지 마치고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니 한국시간으로 새벽 3시다. 눈꺼풀이 잠잘 시간을 정확히 알려준다. 퇴근 후 일과와도 닮았다. 조금 전 마신 와인 한 잔이 수면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좁고 불편한 비행기 좌석이지만 이리저리 뒤척이며 대여섯 시간은 잔 것 같다. 그동안의 여행 경험을 생각하면 꽤 단잠인 셈이다. 내 주변의 승객들도 그럭저럭 휴식을 취한 눈치다. 음악을 들으며 여행정보를 챙겨본다. 잠시 후 두 번째 식사를 마치고 영화 한 편을 더 볼 때쯤 도착을 알리는 반가운 안내방송이 나온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허브공항으로 유명하다. 스마트폰을 켜니 현지시간으로 4시30분이다. 12시간을 날아온 것 같지 않게 몸이 가볍다. 이국의 새벽 공기를 마시며 숙소로 향한다.



고흐박물관부터 홍등가까지



숙소에서 토막 휴식을 취한 뒤 주변 산책길에 나섰다. 일상을 떠나온 이에게 여행지 아침 공기는 언제나 상쾌하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출근길을 방해하지 말라는 듯 빠르게 지나간다. 평균 신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말이 실감난다. 방금 내 옆을 지나간 남자도 190㎝는 넘어 보인다.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도 다들 무심하다. 산책이 지루해질 즈음 시계를 보니 아직 한국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첫 일정은 고흐박물관. 박물관에는 고흐의 작품이 시대별로 잘 전시되어 있었다. 한참을 고흐에 빠져 걷다 보니 기념품 숍이 나왔다. 그러나 탐냈던 스마트폰 케이스는 고흐의 명성이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박물관 밖에 있는 기념품 숍으로 향했다. 품질은 조금 떨어져도 다양한 종류에 가격도 저렴했다. 고흐의 감동을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싶다면 박물관 밖의 숍을 추천한다.



 다음 목적지는 풍차마을로 유명한 ‘잔센스칸스’였다. 이곳엔 한때 700개가 넘는 풍차가 있었단다. 현재는 관광용으로 몇 개만 남아 있지만 목조가옥과 풍차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상상했던 동화 속 그 모습이다. 잔센스칸스는 풍차 이외에도 나막신 체험, 치즈체험장 등 소소한 즐길 거리가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이국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어느덧 해가 진다. 저녁노을과 물가를 노니는 오리 한 쌍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암스테르담 시내로 이동해 운하 유람선에 탑승했다. 암스테르담은 말 그대로 ‘운하의 도시’다. 암스테르담(Amsterdam)이라는 이름은 도시를 흐르는 암스텔(Amstel)강과 제방을 의미하는 담(Dam)을 합쳐 만들었다. 운하가 거미줄처럼 발달해 시내 주요 명소를 유람선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운하 유람선에서 내려 향한 곳은 담광장이다. 시내 중심에 있어 다양한 문화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홍등가’도 이곳에 있다. 호기심 많은 성인이라면 부담 갖지 말고 한번 둘러보자. 반라의 여성과 각종 성인용품 등 다양하고 독특한 그들의 성문화를 공개적으로 볼 수 있다. 암스테르담은 마약과 매춘이 자유롭다고 알려진 도시이지만 그들의 문화를 처음 경험하는 여행객에겐 여전히 낯설다.



 홍등가에서의 색다른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지금 시각은 한국시간으로 새벽이다. 서서히 시차의 압박이 밀려온다. 맥주 한 잔으로 길고도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한다. 서울에서 저녁식사 후 퇴근, 비행기로 이동, 암스테르담에서 아침식사 후 여행. 그 어느 날보다 알찬 하루였다.



글·사진=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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