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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라이브] 하늘로 떠난 혜진이 아빠…남은 과제는

■방송 : JTBC 정관용 라이브 (11:40-12:55)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조택수 기자

◇정관용-딸을 잃은 고통에 시달려 온 이혜진 양 아버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사연 안타까움을 더해 주는 사연이죠. 특히 혜진 양 아버지 딸을 잊지 못한 채 지난 6년 간 술에 의지해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범죄 피해자 가족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이 다시금 요구되고 있는데요. 오늘 추적 라이브에서 안타까운 사연 다시 한 번 짚어보고요. 취재기자 그리고 또 다른 범죄 피해자 가족을 직접 전화 연결해서 의견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화면부터 보시죠.


지난 4일, 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피해자 이혜진 양의 아버지, 고 이창근 씨가 그리워하던 딸의 곁으로 떠났습니다.

어린 딸을 잃은 고통에 결국 죽음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이요순/고 이혜진 양 외삼촌 : 크리스마스이브 날에는 (딸이 그리워서) 환장을 하는 거지, (딸에게 주려고 산) 그 인형을 끌어안고 울고….]

2007년 12월 25일, 동네 친구 예슬이와 함께 부모님 선물을 사러 나간 혜진 양은 수일이 지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웃집에 살던 당시 39살 정성현이 초등학생인 우예슬, 이혜진 양을 납치, 살인한 것입니다.

80여 일이 지난 후에야 혜진 양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부모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고 이혜진 양 어머니 : 아저씨 잡혔어, 우리 딸 가기 전에 잡혔어, 엄마가 미안해, 다른 나라에서 엄마 지켜줘, 미안해.]

[공정식 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그날 이후 피해자 유가족들은 똑같이 살해를 당한 것과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내가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생기게 되고 일상생활을 모두 접어버린 상태에서 (죄책감에) 몰입하다 보니까 경제적인 어려움은 당연하고 충격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병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거죠. 방치해두는 거죠.]

혜진 양이 세상을 떠난 후 남은 가족들에겐 고통의 나날이 시작됐습니다.

작년 6월 방송된 JTBC 탐사프로그램에서 고 이창근 씨의 생전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웃 주민 : 아주 폐인이 됐어, 아주 사람이 아니야 뼈다귀하고 가죽만 남았어, 그 일(딸이 죽은 일)이 있고 나서 술만 먹고 살아. 지금 봐도 사람이 아니야.]

인쇄소 일도 그만 둔 채 어딘가 아픈 듯 야윈 모습입니다.

딸을 떠나보내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이 변한 듯 했습니다.

당시 취재진은 고 이창근 씨가 염려스러운 마음에 혜진 양의 어머니에게 남편의 치료를 권유해봤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며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웃 주민들 역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혜진 양의 아버지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8개월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 이창석 씨.

끝내 자식을 가슴 속에 묻지도 못하고 마지막까지 그리워했습니다.

[유가족의 지인 : 귀염둥이로 키워서, 자기 아버지한테 하루에 전화를 12번도 더하던, 그렇게 재롱떨던 아이가 그렇게 되었으니까 (심정이 어떻겠어.)]

[유가족의 지인 : 자식은 가슴에 묻지만, 가슴에 못 묻어서 (아버지가) 그런 건데 (가족 모두를) 망가뜨렸잖아. 한 사람을 또 죽였잖아, 또.]

끔찍한 범죄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은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혜진 양 가족에게 지급한 위로금은 1000만원.

범죄 피해자 보호 기금법이 2011년부터 시행됐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정식 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가해자를 처우하는 비용은 3조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피해자를 지원하는 금액은 전체 다 해서 600억정도 밖에 안 돼요. 이 격차가 너무 큰 거죠. 지금의 액수보다도 열배 이상 최소한 늘려야 실질적인 피해자 지원이 가능한 것이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은 국가 책임이다, 이런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직접) 찾아오게 하지 마세요. (정부가 피해자에게) 찾아가야 합니다.]

교도소 수감비용에 비하면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책정된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은 모두 662억원. 이 중 474억원은 성폭력 범죄 피해자 지원에 쓰이고, 나머지 100억여원 정도가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것 또한 피해자가 신청을 해야만 지원됩니다.

피해자 보호대책 계획 전반을 수립하는 피해자 보호 위원회는 2010년 이후에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에는 아무런 지원도, 관심도 없는 사이, 혜진 양의 아버지는 끔찍한 범죄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고 이혜진 양 어머니 : 또 올게, 또 올게… 아빠하고 잘 지내고 있어.]

고 이창근 씨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막내딸 혜진 양의 곁에 잠들었습니다.

범죄 피해자 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고통, 오늘도 그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습니다.

+++

◇정관용-이번 사건 취재한 조택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혜진 양 가족들은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이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까? 받기는 받았나요?


◆조택수-관련법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과 생필품 보조 명목으로 2000여 만 원의 지원기금을 받았고 또 정신치료, 직접 방문 치료, 전화상담치료 또 겨울에는 방한복 지급, 그리고 도배나 장판 이런 것도 필요한 경우에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서 지원을 받기는 했는데 사실상 이런 실종, 유괴 또는 이런 납치 살해 같은 범죄를 당하게 되면 그 가족들은 그런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혜진 양 아버님처럼 그걸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조금 더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관용-정신치료, 방문치료, 전화상담치료 등등도 있었다라고 하지만 매일 저렇게 술에만 의존해서 점점 앙상하게 말라가면서 결국 그 치료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조택수-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4시간 이렇게 밀착해서 관리를 한다거나 그런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전화통화나 방문할 때 괜찮습니다. 또는 힘듭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그런 분
들은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화연결>

◇정관용-그래요. 이밖에 다른 범죄 피해 가족들 어떤 고통을 겪고 계신지 어렵게 전화로 연결해 봤습니다. 지난 2011년 외할아버지의 내연녀에게 폭언, 폭행 등등을 당해서 세상을 떠난 고 박신비 양 어머니 그 당시 5살이었는데요. 신비 양 어머니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신비 양 어머니-여보세요.

◇정관용-네, 어머니.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번에 혜진 양 아버님 소식 뉴스에서 접하고 어떻게 보셨어요?

◆신비 양 어머니-너무 가슴 아프고 조금은 이해도 되고.

◇정관용-혹시 피해자협회 모임이나 이런 데서 혜진 양 아버지 이창근 씨를 만나거나 혹시 소식을 듣거나 그런 적 있으십니까?

◆신비 양 어머니-얼굴은 못 봤는데 얘기는 들은 적이 있어요.

◇정관용-어떤 얘기를 들으셨나요?

◆신비 양 어머니-그냥 그 사연.

◇정관용-사연에 대해서만? 혹시 우리 신비 양 어머니께서는 3년이 채 안 된 시간인데 그 후에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이나 정신과 치료나 이런 것들을 도움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 어떤 도움들을 받으셨나요?

◆신비 양 어머니-아니,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관용-아무 지원이 없었어요?

◆신비 양 어머니-네.

◇정관용-무슨 정신과 치료를 의뢰한다든지 전화 상담을 해 준다든지 이런 일들이 전혀 없었습니까?

◆신비 양 어머니-네.

◇정관용-지난 3년 동안 한 번도요?

◆신비 양 어머니-네.

◇정관용-지금도 계속 눈물을 흘리고 계신데 피해 가족 입장에서 볼 때 어떤 지원들이 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신비 양 어머니-그냥 저는 지원 같은 건 별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냥 정신... 우울증 같은 거 치료 같은 거 그런 치료 같은 게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관용-그래요. 3년 지났습니다마는 3년 전하고 지금하고 조금도 안정이 안 되시죠?

◆신비 양 어머니-더 뚜렷해지고 더 생각나고 더 미안해지고...

◇정관용-그래요. 신비 양 어머니 어쨌든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셔야 될 것 같습니다. 어머니 기운 내시고요.

◆신비 양 어머니-네.

◇정관용-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전문가와의 상담 꼭 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조택수 기자>

◇정관용-지금 이 분은 아무런 지원도 못 받았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들쑥날쑥한 것 같아요. 어떤 경우는 되고 어떤 경우는 안 되고 현재 우리 정부는 어떤 제도들을 가지고 있고 어떤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습니까?

◆조택수-일단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범죄피해자 보호기금법을 2011년부터 만들어서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표를 보고 설명을 드리면 이 법이 생긴 이후에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돈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최저 537만 원에서 최고 6450만 원까지 늘기는 했는데 이 최고액을 받으려면 피해 당시 배우자가 있거나 또는 급여가 215만 95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서 최고액 6450만 원을 받을 수 있고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강력범죄 피해자들이 주로 부유층보다 저소득층의 비율이 조금 더 높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최대액의 피해보상을 받는다는 게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2011년에 법이 제정됐는데 이 법이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서 그 이전에 벌어진 범죄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 문제가 또 있습니다.

◇정관용-그러니까 법은 이렇게 금전적 지원만 규정되어 있는 겁니까? 제가 아까부터 거듭 말한 정신과의 전문상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법적으로,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건 없는 모양이군요?

◆조택수-그 부분에서 아까 신비 양 어머니 같은 괴리가 생기는 건데요. 의무규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가족들이 내가 직접 범죄피해자센터를 찾아가서 내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 우리 남편이, 아이가... 얘기를 하고 신청서를 작성을 하고 사고 피해 접수서 같은 여러 가지 서류들을 제출을 해야지만 그런 경제적 지원도 물론이고 다른 상담 같은 걸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거든요.

◇정관용-직접 거기까지 가서 도움 요청을 해야만 된다?

◆조택수-그러니까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신청을 해야지 이런 모든 지원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런 엄청난 피해를 입은 분들이 그런 피해를 스스로 회복하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직접 찾아간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걸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좀 규정을 만들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관용-그나저나 법률상 재정적 지원 부분은 아까 책정이 되어 있었는데 실제 집행이 잘 되나요?

◆조택수-집행도 잠깐 또 표를 보시면 이게 지난해 피해자 보호기금 현황 사업비 총액인데요. 전체가 662억인데 그중에 474억, 그러니까 71%가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중에서 177억 정도가 강력범죄 이번 범죄 같은 강력범죄 피해자 보호에 쓰이고 있으니까 그리고 여기서 또 여러 가지 운영경비나 이런 걸 제외하면 사실상 강력범죄 피해자 건수만 해도 그 대상이 되는 게 30만 건이 넘기 때문에 기금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성폭력 부분에만 너무 집중되어 있다, 이게 또 문제라고 볼 수 있네요. 지금 최근 살해가 된 건 다 아동학대 피해 사례인데 거기는 불과 1.6%밖에... 1.6%, 10억 정도만 배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런 보호기금 총량을 늘려야 된다, 이게 대안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관용-우선 총량을 늘려야 하고 정신과상담 등등을 의무적으로 개입하도록 하는 이런 법 개정이 필요하겠군요.

◆조택수-그래서 법무부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직접 상담을 찾아가서 하거나 그런 부분들로 일단 방향을 잡고 일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고요. 그다음에 2006년도에 피해자 보호 대책위원회을 만들어서 2010년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말까지 매년 한 차례씩
회의를 열면서 이런 방향들을 수립을 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아까 좀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기금 전체를 늘리고 그다음에 직접 의무적으로 지원을 해 줄 수 있게 그런 방향으로 설정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일단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관용-더 속도를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조택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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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