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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출연자 사망사건 쟁점 ③] 전씨 모친 “딸이 녹화과정에서 힘들어했다” 주장




방송 녹화 현장에서 출연자가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SBS '짝'의 여성 출연자 전모(29)씨가 5일 오전 2시께 촬영장이자 숙소인 제주도 서귀포시의 풀빌라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 출연자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119구급대가 도착했을때 이미 호흡이 멎고 의식을 잃어버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간 지속된 녹화의 마지막 일정인 최종 선택을 몇 시간 앞두고 사망사건이 발생해 이유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서귀포 경찰서 측은 사건이 발생한 날 오후 5시 30분 브리핑을 통해 "정황상 명백한 자살"이라며 "부검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도 '살기 싫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밝힌 것처럼 자살사건으로 정리가 되고 있는건 사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쟁점이 남아있다. 이 사건을 사망한 출연자 개인의 문제로 봐야할지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로 생각해야할지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짝'의 게시판과 관련기사 댓글창에는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된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과연 사고 현장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번 사건은 어떤 관점으로 봐야할까.



▶전씨 모친, "딸이 녹화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

일각에서는 프로그램과 제작진의 문제라며 '짝'의 폐지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선택을 받지 못한 출연자의 입장에서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사망자 전씨가 '짝'의 녹화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아 극단적인 생각을 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짝'의 게시판과 관련기사 댓글창에도 '지속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다보면 출연자가 나쁜 생각을 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내용의 글들이 눈에 띈다.

실제로 애정촌을 경험했던 또 다른 출연자도 "녹화현장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세렝게티 같다"라는 표현을 썼다. 좋아하는 이성의 마음을 잡기위한 과정이 야생의 세계와 같다는 말이다. 치열한 것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개개인이 크게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도 많다는 설명. 특히나 일주일간 이성문제에만 심취하게 되는 애정촌의 특성상 녹화가 진행될때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처럼 느껴질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도 이 출연자는 "목숨을 끊을만큼 극단적으로 자기 감정에 빠져드는 케이스는 내가 출연할 때도, 또 이전 출연자들과의 대화에서도 들어본적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일단, 전씨 역시 유서에 '제작진은 나를 배려해줬다'라고 적었다. '짝이 되거나 안되는게 문제가 아니다'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받게 될 타격에 미안한 감정을 전달한 듯 보인다. 자칫 제작진에게 몰릴 비난이 전씨의 유서 내용 때문에 그나마 잦아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논란이 없어진건 아니다. 사망한 전씨의 모친이 남긴 말 역시 '무슨 일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의혹을 자아낸다. 전씨의 모친은 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후 현장에 있던 일간스포츠와 만나 "지금 인터넷에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내가 다 터트리겠다"고 말했다. 울음을 겨우 그친 듯 눈이 퉁퉁 부어있었고 눈물자욱도 그대로 남아있던 상태였다. 이후 가진 전화통화에서는 "딸이 녹화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 방송이 나가면 한국에서 살수 없을것 같다며 걱정을 하더라"며 "강압적으로 방송을 찍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SBS는 5일 방송 예정이었던 '짝'을 결방하고 브라질 월드컵 평가전을 대체편성했다. 문제는 프로그램 폐지 여부다. 사건이 발생한후 게시판 등에 폐지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 5일 오후 현재까지 SBS 측은 프로그램의 존폐여부 및 이번 녹화분량의 전량폐기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스태프 전원을 상대로 심리치료를 실시하기로 한 상태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분명 일정 책임은 있지만, 죽음의 원인을 다 뒤집어 씌우는 것은 또 아니라고 본다"면서 "그것과는 별개로 방송을 이어가는 것 역시 무리수라고 본다. 사람이 죽어나간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예능으로 편하게 웃으며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결국 '짝'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문제다. 출연자 검증이 쉽지 않고 돌발 상황 통제도 쉽지 않다"고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귀포(제주)=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짝 출연자 사망사건 쟁점 ①] 사망 직전 어떤 시간 보냈나
▶[짝 출연자 사망사건 쟁점 ②] ‘짝 ’녹화과정 불협화음 있었나
▶[짝 출연자 사망사건 쟁점 ③] 전씨 모친 “딸이 녹화과정에서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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