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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으로 1000억 빌딩 매입 … 피살 재력가에게 무슨 일이 …

서울 강서구의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모(67)씨가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당일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유력 용의자를 쫓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 CCTV에서 용의자의 얼굴이 나온 영상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영상에는 마스크를 쓴 용의자가 송씨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간 뒤 마스크를 벗고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이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시절 운수업 등을 했던 송씨가 거액의 자산가가 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S빌딩을 포함해 20여 층 규모의 인근 화곡동 E 호텔과 4층 규모의 B 웨딩홀, 다세대주택건물 등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중개업을 하는 S기업의 대표다. 당초 S기업은 송씨가 설립한 회사가 아니었다. 2004년 사망한 재일동포 이모씨가 1997년 세웠다. 이씨는 17세 때인 34년 일본에 건너간 후 큰돈을 벌었고 67년 서울 종로구와 강서구 일대 부동산을 샀다. 당시 그가 소유한 부동산은 대지 9900㎡(약 3000평)와 건물 3개 동으로 2002년 기준 공시지가로 300억원이 넘었고, 매매가로는 1000억원에 육박했다. 송씨는 2002년 이 부동산을 당시 매매가의 50분의 1가격인 20억원에 사들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일본에 있던 이씨는 제3자를 통해 관리하던 국내 부동산을 95년부터 8촌지간인 송씨 부부에게 맡겼다. 2002년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송씨 부부는 S산업 법인 도장이 찍힌 매매계약서를 만들어 이씨의 건물 등 재산을 자신들이 헐값에 사들였다. 동시에 송씨는 법원에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제기해 재판부로부터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의 재산이 불어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그는 이씨의 재산을 담보로 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 또 다른 부동산을 구입해 세를 놓았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들과의 갈등도 심했다고 한다.

 소유권이 송씨에게 넘어가기 전부터 세 들어 살던 임차인들은 그의 재산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검찰에 송씨 부부를 고발했다. 재일동포 이씨와 그의 자녀들도 “송씨에게 매매 권한을 준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후 양측 간에 10년에 걸친 법정공방이 이어졌다. 송씨는 한때 사기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사기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일부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경찰은 송씨가 상당한 자산가인 점, 재산형성 과정에서 10여 년간 법정공방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이권 등 원한 관계에 의한 계획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채승기·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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