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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아니, 6개월 만에 컨셉트카 데뷔 속도전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국제모터쇼 언론 사전공개 행사에서 한 모델이 시트로앵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4 칵투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 차의 컨셉트카(작은 사진)를 선보였던 시트로앵은 불과 6개월 만에 최종 완성된 양산차를 내놓았다. [제네바 AP=뉴시스]


컨셉트카
“놀라고 싶으세요 .”

제네바 모터쇼서 본 트렌드
'드림카' 보여주기서 실용 추구로
C4 칵투스 초고속 양산 체제
XLV는 진화, 내년 초 시판 모델로
외관 큰 변화 없이 제품으로 내놔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토의 모터쇼장 앞. 차보다 광고판이 먼저 관람객을 맞았다. 광고판의 주인공은 시트로앵의 새 양산차 C4 칵투스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새 차는 멋졌다. 차량 옆면에 볼록볼록 튀어나온 에어범프는 예사롭지 않았다. 공기 캡슐을 이용해 충격을 흡수하고 잔 흠집을 막는 장치다. 그런데 놀랍진 않았다. 어디선가 본 듯해서다. 양산차는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트카(Concept car)와 흡사했다. 컨셉트카가 양산차가 되는 데 걸린 시간, 불과 6개월이었다.



 컨셉트카가 하늘 위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1960년대까지 미국에서 컨셉트카보다 ‘드림카’란 말이 더 널리 쓰였다. 미래를 상상하며 꾸는 꿈같은 차였다는 얘기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컨셉트카는 실현 가능한 차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모터쇼에서 눈길을 끄는 ‘쇼 카’의 성격이 강했다.



 그런데 변했다. 무엇보다 실제 양산차에서 컨셉트카가 되는 시간이 짧아졌다. 시트로앵의 6개월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까지 신형 제네시스는 컨셉트카였다. 10개월 후 실제 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네시스는 올해 디트로이트에서 딱 1년 만에 컨셉트카에서 양산차로 바뀌어 재등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차였고, 컨셉트카는 이미지에 대한 반응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말했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는 20여 종의 컨셉트카가 나와 데뷔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컨셉트카와 양산차의 간격만 줄어든 게 아니다. 컨셉트카는 스스로 진화하고, 신차의 변주곡으로도 쓰인다. 쌍용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컨셉트카 XLV를 선보였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차다. 7인승으로 좌석은 3열로 구성됐다. 그런데 쌍용차 사람들은 이 차의 좌석을 ‘2+2+2+1’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 1은 이동식이다. 차량의 가운데 레일을 타고 이동식 좌석이 2열과 3열을 왔다 갔다 한다. 문도 국산차에선 보기 힘든 ‘코치 도어’다. 여닫이 식이지만 앞뒤 문이 모두 가운데서 바깥 방향으로 각각 열린다. 문을 동시에 다 열면 차의 가운데가 뻥 뚫려, 타고 내리거나 물건을 싣는 데 편하다. 그런데 이 차는 내년 상반기 나올 쌍용차의 야심 찬 신차 X100의 차체를 길게 늘린 개량형이다. 컨셉트카가 곧 나올 새 차의 파생 모델을 구현한 셈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XLV는 2011년 선보인 XIV(X100의 컨셉트카)에서 한 단계 진보한 사용자 친화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2년 내 XLV와 비슷한 모습의 차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자동차 시장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와 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업계의 경향은 분명해졌다. 기름 덜 먹는 차다. 자연스레 작고 가벼운 차가 대세가 됐다. 실용적인 차는 고급 브랜드 업체도 외면 못할 과제가 됐다. 여기에 친환경은 자의 반, 타의 반 갈 수밖에 없는 길이 됐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도 온통 실용차 중심이었다. 도요타는 아이고를, 르노는 트윙고를, 폴크스바겐은 폴로 TSI 블루모션을 공개했다. 모두 소형차다. 모터쇼 시작을 하루 앞두고 3일 발표된 ‘2014 유럽 올해의 차’도 실용성이 강조된 푸조의 308에 돌아갔다.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S1)와 BMW(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도 ‘프리미엄’이란 수식어만 달았지 작은 차를 내놓았다. 모터쇼를 관람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실용적인 차가 대세가 되면서 컨셉트카도 꿈이 아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 모델이 늘고 있다”며 “컨셉트카 전에 나오는 랜더링(가상 이미지)도 과거에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지붕 선만 공개했다면 지금은 전체 모습을 다 드러내는 게 경향”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디자인의 진보와 융합도 컨셉트카가 땅으로 내려오는 데 큰 몫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공개됐던 폴크스바겐의 XL1은 2011년 1월 카타르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포뮬러 XL1’과 모습이 비슷하다. 1L로 111㎞를 간다는 바로 그 차다. 이 차가 공개되자 인터넷에선 속어로 ‘간지난다(멋있다)’는 반응이 넘쳐났다. 뒷바퀴에 커버를 씌우는 디자인 때문에 마치 우주선 같다는 평이 많았다. 양산차 디자인이 컨셉트카 뺨친 셈이다. 폴크스바겐 측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결과가 디자인에 녹아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벨로스터도 컨셉트카와 양산차의 모습이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양산 계획이 없던 컨셉트카조차 반응이 좋으면 제품화할 정도로 기술은 진보했다. 200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나온 쉐보레 카마로가 딱 그렇다. 이 차는 원래 1969년 출시돼 미국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다 2001년 단종됐다. 2006년 쇼에 나온 건 중장년 미국인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쉐보레의 서비스였다. 그런데 이 차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듬해 영화 트랜스포머에 ‘범블비’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쉐보레는 이 차의 생산 재개를 결정했다. 재규어 디자인을 총괄하는 이언 칼럼은 과거 인터뷰에서 “60년대 이후 자동차 디자이너는 손잡이 하나에도 저항을 고려할 정도로 공기 역학에 많은 신경을 쓴다”며 “디자인 내에서 엔지니어링의 영역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 디자인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구상 국민대 교수는 “과거에는 엔지니어가 튀는 디자인을 보면 ‘이렇게는 못 만든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른 걸 희생하더라도 디자인을 살리려는 노력을 한다”며 “이처럼 자동차 시장에서 ‘감성 품질’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 컨셉트카가 현실적인 양산차로 자주 나타나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제네바=김영훈 기자



◆컨셉트카(Concept car)=소비자에게 새로운 개념의 차를 보여주고, 업체가 미래형 차의 모델로 삼기 위해 만드는 차. 성능과 내부 장치 등도 감안하지만 디자인에 무게가 실린다. 주로 모터쇼에서 많이 소개된다.



◆제네바 모터쇼=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 자동차 업체가 없는 나라에서 열리는 모터쇼 중에선 최대 규모다. 1931년 시작해 올해로 83회를 맞았다. 매년 3월 초순 열리는데 올해는 4일 언론 발표회를 시작으로 1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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