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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237> 남극의 모든 것

김상진 기자
우리나라 남극 장보고 기지가 최근 준공됐습니다.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세운 지 26년 만입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열 번째로 남극에 두 곳의 상주기지를 가진 나라가 됐습니다. 남극의 평균기온은 영하 49.3도. 그 속에서도 동식물이 자랍니다. 남극 동식물에는 인류의 질병과 식량난을 해결해 줄 태초의 유전자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멀리했던 남극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상진 기자

#주인 없는 마지막 땅

 남극은 면적 1360만㎢의 대륙이다. 한반도의 60배이고 지구 육지면적의 9.2%를 차지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대륙이다. 보통 남극이라면 남극 대륙과 이어져 남위 60도 이하의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 빙붕(氷棚·ice shelf)을 포함하는 말이다. 남극의 약 98%가 평균 두께가 1.6㎞인 얼음으로 덮여 있다.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면적은 28만㎢에 불과하다.

 남극에는 29개국이 80개 기지를 운영 중이다. 세계 각국이 남극에 앞다투어 진출하는 이유는 지구상에 남은 주인 없는 마지막 땅이기 때문이다.

 1959년 남극 조약에 따라 영유권 선언이 금지되어 있다. 어떤 국가의 주권도 미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남극조약사무국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준공식을 한 남극 장보고과학기지를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세종기지에 이은 한국의 두 번째 남극 현지 과학연구시설이다. [사진 해양수산부]

 남극은 지구 탄생의 신비를 품고 있다.

 빙하는 지구의 변화를 간직한 타임캡슐이다. 매년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이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떠돌던 다른 물질이 섞여 보존돼 있다. 빙하 속 화산재 같은 것을 분석하면 지구변화를 알 수 있다.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을 분석하면 46억 년 전 지구탄생의 신비도 벗길 수 있다.

 각종 자원도 풍부하다. 얼음처럼 생겼지만 불을 붙이면 활활 타오르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300배가 묻혀 있다고 한다. 석유와 광물자원은 매장량을 아직 확인하지 못할 정도다.

 98년 발효된 남극환경보호의정서는 남극 광물자원 개발을 2047년까지 금지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언젠가는 열릴 남극 개발에서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남극의 겨울은 6∼8월, 여름은 12∼2월이다. 남극에서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기는 여름이다. 남극의 겨울은 밤이 계속된다.

 한국 쇄빙선 아라온호는 지난해 8월 남극 바닷속에서 온천이 솟구치는 분화구를 발견했다. 이번에 준공한 장보고 기지 근처의 맬번산은 활화산이다.

#펭귄은 텃새 아닌 철새

 남극의 평균기온은 섭씨 영하 49.3도.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동식물들이 산다. 대표적인 게 펭귄이다. 펭귄은 남극에 머무는 텃새가 아니다. 혹독한 남극의 겨울은 펭귄도 버텨낼 수가 없다. 겨울이 오기 전 펭귄들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북쪽 바다로 올라갔다가 여름이 시작되는 11월 무렵 번식을 위해 남극대륙으로 내려온다. 남극의 얼어붙은 땅을 파고, 자갈을 물어와 바람막이용 둥지를 만든다.

 황제펭귄은 일부일처로 짝짓기를 한 뒤 알을 낳는다. 알을 낳느라 지친 어미는 알을 수컷에게 맡기고 자신의 영양 보충과 태어날 새끼에게 줄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떠난다. 수컷은 3~4개월 동안 혹독한 추위 속에서 굶주린 채 서서 알을 품는다. 알이 부화가 될 때쯤 어미가 돌아와 새끼를 맡는다. 다시 아비는 먹이를 구하러 떠난다.

 펭귄의 천적은 남극도둑갈매기다. 남극도둑갈매기는 펭귄을 가축의 목장처럼 관리하며 잡아먹는 영리한 놈이다. 펭귄들은 먹이 사냥을 나갈 때 알을 품고 있는 동료를 지키기 위해 몇 마리는 남아서 불침번을 선다. 남극도둑갈매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남극의 생물은 인류 미래 자산

장보고기지 앞 테라노바 베이에 정박한 쇄빙선 아라온호의 모습. [중앙포토]

 남극 바닷속에 사는 ‘아이스 피시’의 혈액은 붉은색이 아니라 투명하다. 혈액 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물고기는 대사량을 줄여 영하의 물속에서 사느라 먹이활동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부레가 없는 대신 엉성한 뼈 조직 속에 공기를 넣었다 빼면서 헤엄친다. 학계는 이 어류의 뼛속에 사람의 골다공증을 치료할 물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 중이다.

 남극의 경골어류에 ‘결빙방지단백질’이 들어 있는 것을 동물학자인 아서 드브리스가 69년 발견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동결보존제를 사용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김학준 박사팀은 이 경골어류가 갖고 있는 결빙방지단백질을 인간의 생체조직 보존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남극대륙에는 남극좀새풀과 남극 개미자리 같은 관엽식물이 자란다. 이 식물에는 추위 속에서도 성장하는 유전자가 들어 있다. 두 식물 속에 든 극한환경을 견디는 유전자를 활용하면 겨울에도 자라는 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극지연구소는 피부노화방지물질로 ‘라말린’을 특허 등록했다. 이 물질은 남극의 강한 자외선과 저온에서 살아남은 생물로부터 추출한 것이다. 국내 업체가 이 특허를 이용한 화장품을 내놓았다.

#미국 맥머도 기지는 스타벅스 있는 작은 도시

 남극대륙 최초의 기지는 45년 호주가 천혜의 항구인 동남극의 홀메만 지역에 지은 모슨 기지다. 1907년 남극 탐험에 성공한 도글라스 모슨의 이름을 땄다.

 가장 큰 기지는 미국이 55년 12월에 로스섬 헛 포인트 반도에 지은 맥머도 기지다.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맥머도에는 연구 건물 외에도 식당·비즈니스 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비즈니스 센터에 현금지급기가 있고 스타벅스까지 있는 잘 정비된 도시다. 부두가 있고 바퀴를 장착한 C-17 같은 대형 수송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도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지는 중국 쿤룬 기지다. 최저기온이 영하 82.3도를 기록하는 해발 4093m인 돔 아르구스 지역에 있다. 2009년에 준공된 뒤 하계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이곳에서 빙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가장 추운 곳에 세워진 기지는 러시아 보스톡 기지다. 얼음으로 뒤덮인 보스톡 호수 위에 57년 세웠다. 83년 기온이 영하 89.2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기록됐다. 수백만 년 동안 얼음으로 뒤덮인 보스톡 호수 속에 있는 생명체를 연구한다.

#78년 남극해 크릴시범조업이 첫 진출

 남극대륙을 처음 밟은 한국인은 고 이병돈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교수다. 이 교수는 1963년 3월 6일 미국 텍사스 A&M대학 박사과정 유학 시절 미국·아르헨티나 공동 남극해양조사단 연구원으로 아르헨티나 해군 조사선 ‘카피탄 카네파’호를 타고 남극대륙의 알미란테 브라운 기지를 방문했었다. 이 교수는 같은 해 9월과 1964년 7월에도 남극을 찾았다.

한국 남북수산㈜ 소속 남북호(선장 이우기)와 국립수산진흥원 조사단(책임자 허종수)이 78년 남극해의 크릴 시범조업에 나선 것이 한국 정부 차원의 첫 남극진출이다. 85년 한국해양소년단연맹 남극탐험대가 남극 킹조지섬에서 탐사활동을 벌인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86년 남극조약에 가입했다. 88년 킹조지섬에 세종기지를 세운 뒤 이번에 장보고 기지를 준공했다.

 남극은 1819년 영국의 윌리엄 스미스가 처음 발견한다. 킹조지섬은 다음해인 1820년 발견돼 당시 영국 왕의 이름을 땄다. 킹조지섬은 제주도보다 작지만 섬의 남쪽 해안이 자갈로 돼 있어 사람이 올라갈 만하다. 이곳에 기지들이 많이 세워진 이유다.

 영국은 윌리엄 스미스의 남극 발견을 근거로 1908년 남극 영유권을 처음으로 선언한다. 그 후 노르웨이·뉴질랜드·아르헨티나·영국· 오스트레일리아·칠레·프랑스도 남극의 일부를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남극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현재 남극에는 29개국이 80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중 연구활동이 가능한 상주기지는 20개국이 39곳을 갖고 있다. 남극의 여름에만 운영하는 하계기지는 21개국 41곳이다.

 85년 한국해양소년단연맹 남극탐험대에 참가했던 이동화(56) 남경엔지니어링토건 사장은 “일본의 NHK는 해마다 새해 첫 방송을 남극에서 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리도 남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극으로 가려면 칠레나 뉴질랜드를 거치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칠레 경유는 인천→로스앤젤레스→산티아고(칠레)→푼타 아레나스(칠레)→남극 킹조지섬(세종기지) 코스다. 뉴질랜드 경유는 인천→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남극이다. 한국 쇄빙선 ‘아라온호’는 크라이스트처치를 경유해 남극기지로 들어간다. 두 코스 모두 거리는 2만㎞ 가까이 된다. 항공기로 평균 5∼10일쯤 걸린다.

 호화유람선으로 남극을 관광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남극의 여름철인 11월∼이듬해 2월 사이에 칠레 푼타아레나스나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를 출발해 남극 주변을 10∼15일간 항해한다. 비용이 1만∼2만 달러로 비싼 데다 전 세계에서 신청자가 많아 좀처럼 기회를 잡기 힘든 것이 흠이다.

도움말=극지연구소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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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