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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특정인과 커플로 몰아가기도"

TV 프로그램 녹화 도중 출연자가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SBS ‘짝’은 그간 수많은 논란에 휘말려 왔다. 2011년 3월 새로운 포맷으로 주목받으며 출발했으나, 출연자들의 허위 경력 시비가 불거졌다. 남녀가 애정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외모지상주의, 스펙만능주의, 출연자에 대한 신상털기 폐해 등이 문제가 됐다. ‘사전 각본이 있다’ ‘제작진의 강압이 있다’는 제작윤리와 관련된 잡음도 나왔다. 출연자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방송사 시청자 게시판에 프로그램 폐지 공방이 뜨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짝’은 10여 명의 남녀가 6박7일간 ‘애정촌’에서 서로를 알아가다 커플을 결정하는 구성이다. SBS측은 “출연 신청을 받아 인터뷰를 통해 방송 적합 여부를 가른 뒤 최종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가 고의로 경력과 신상에 대해 거짓말을 할 경우 방송사로서도 가려낼 방법이 별로 없다. 프로그램과 관련한 조작이나 개입은 없다”고 밝혀왔다. 문제는 외부와 격리된 공간에서 애정경쟁을 벌이는 출연자들이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다.

 ‘짝’에 출연했던 한 남성은 “남자들은 큰 부담이 없는데 여자들은 다르다. 선택 못 받으면 펑펑 울고 카메라에 어떻게 비춰질까 신경 많이 쓴다. 완전히 고립된 장소니까 몰입이 더 크다. 1인당 카메라가 한 대씩 따라붙는다. 화장실·샤워실을 제외하고 고정 카메라가 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촬영 첫날 방송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썼다. 사인 안 하면 출연료를 안 준다고 하더라. 프로그램 도중 작가와 PD가 재미없다고 해서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특정 여자 출연자와 커플이 되도록 몰아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간 ‘짝’은 광고·홍보 목적의 연예인 지망생, 쇼핑몰 운영자들이 출연했다가 신상이 밝혀져 수차례 논란을 빚었다. 스스로 요리사라고 소개한 여성이 성인비디오에 출연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TV 리얼 버라이어티물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각서’의 형태로 동의했다고 하지만 방송촬영 중 출연자의 인권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출연자를 도구화하는 ‘악마의 편집’ 문제점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민성욱 백제예술대 교수는 “외모·스펙·경제력 등 조건에 따라 출연자를 품평하는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잇따른 출연자 허위 경력 논란에서 보이듯 순수한 매칭 프로그램의 성격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양성희·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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