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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천송이·김연아·이상화 … 스타노믹스

[사진 쉬즈미스]


[신화=뉴시스]
이쯤 되면 스타 마케팅을 뛰어넘어 ‘스타 경제’ 시대다.

스타 1명이 10만 명 먹여살리는 시대
코트·립스틱·가방·치맥·남산 …
천송이가 쓰고 가본 곳 떠올라
연아·상화 아이템도 없어 못 팔아



 드라마 주인공 한 명이 침체일로에 있던 국내 패션시장을 일으켜 세우고,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울상 짓던 중국의 양계농가와 치킨가게 종사자들까지 웃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종영된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33) 이야기다.



 시중에서는 이미 ‘천송이 립스틱’ ‘천송이 가방’ ‘천송이 잠옷’ ‘천송이 코트’ 등 천송이가 사용한 패션브랜드 제품은 없어서 못 살 정도 수준까지 이르렀다. 롯데백화점 조환섭 여성패션팀장은 “천송이가 입었던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나 재킷은 완판돼 주문을 더 넣은 상태”라며 “겨울 시즌 동안 다소 부진했던 여성복 업계가 천송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지난 12일 방송(13회)된 와이어액션 장면에서 천송이가 입고 나온 국내 브랜드 ‘쉬즈미스’ 트렌치코트는 방송 직후 1차 생산분인 2500벌이 모두 팔렸다. 천송이가 방송 촬영에 복귀(13, 14회)하면서 사용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컬러 핏 립스틱’ 23호 바이올렛 핑크의 하루 판매량은 4배 정도의 상승세를 탔다. 아모레퍼시픽 이희복 상무는 “‘천송이OOO’라고 소문난 일부 제품은 제품이 동나 추가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송이 효과는 단순히 패션·메이크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카메라·스마트폰·인터넷메신저·자동차 등 천송이가 사용한 모든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에서 등장하거나 거론된 장소들도 붐비고 있다.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는 천송이가 꼭 가 보고 싶은 데이트 장소로 언급한 덕에 관광명소로 변신하고 있다. 서울시청 근처의 한 식당은 드라마(7회)에서 도민준(김수현·26)이 50년 전부터 단골로 애용했다는 힌트를 주는 장면이 살짝 나왔을 뿐인데도 평소보다 손님이 두 배 정도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정책실 황미정 과장은 “스타 한 명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효과를 단순히 스타 마케팅 차원이 아닌 그 자체로 경제를 창출하는 스타 경제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회적 현상이 맞물려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부처가 쏟아내는 웬만한 내수 활성화 대책보다 파급 효과가 커서 가히 ‘천송이노믹스(천송이+이코노믹스의 합성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더욱 놀라운 소식은 외국에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중국 현지에서 ‘별그대’의 인기를 타고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이 인기라고 보도했다. 극 중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 “우울할 땐 치맥을 찾곤 한다”는 천송이의 대사가 치맥 문화가 없던 중국에서 치맥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방영 중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라온 ‘치맥’ 관련 포스트만 370만 개가 넘었다고 한다. 이때를 놓칠세라 중국에 155개 매장이 있는 BBQ는 ‘치맥’ 메뉴를 내놨다.



 BBQ 본사의 곽성권 부장은 “지난달 전체적으로 저녁시간대 매출은 50%, 전체 매출은 30%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며 “중국 진출 이래 월 최고 매출 기록을 깼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통신과 홍콩 명보(明報) 등은 중국에서 AI로 양계농가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사람들이 2~3시간씩 줄을 서 치킨을 사 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뿐 아니다. 국내에서도 AI 탓에 꺼렸던 치킨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페리카나치킨·네네치킨 등 치킨 프렌차이즈들은 지난달부터 매출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최근 겨울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이상화(25) 선수와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진정한 피겨여왕의 자태를 보여 줬던 김연아(24) 선수 역시 큰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7∼13일 이 선수가 경기 중 썼던 오클리의 ‘레이다 선글라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늘었다.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썼던 ‘천송이 선글라스’들과 더불어 때 아닌 선글라스 유행을 만들어 냈다. 그가 경기 전 걸치고 나왔던 휠라 트레이닝복은 물론 바람막이 점퍼 판매도 3배 이상 증가했다. “블록완구 레고 조립을 즐긴다”는 그의 말이 전해지고, 손톱 네일아트가 카메라에 클로즈업되면서 관련 제품군도 인기를 끌었다. 김 선수 역시 직접 광고를 접할 수는 없었지만 연기할 때 장식하고 나왔던 국산 귀걸이인 제이에스티나가 주목받았다. 경기 전 바르는 장면이 살짝 카메라에 포착됐던 립스틱 크리스찬디올 ‘어딕티드 립글로우’ 역시 시청자와 네티즌에 의해 단숨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표면적인 것을 뿐이다. 이들을 후원한 국내 기업들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 보면 두 선수가 올린 경제적 가치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김 선수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획득 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의뢰해 산출해 낸 수치를 보면 그가 창출해 내는 경제 파급 효과는 직접 효과만 1조8201억원에 달했다. ‘연아 핸드폰’ ‘연아 적금’ 등 그의 이름을 적극 활용한 네이밍 라이선싱 제품 매출이 약 1조7891억원이나 됐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파워를 갖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름을 본떠 ‘연아노믹스(nomics)’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국가 이미지 제고 ▶기업 광고 효과 및 주가 상승 ▶스포츠산업 파급 효과 등 간접적 경제 효과는 더 커서 약 3조4149억원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당시 자체 조사한 결과 가전브랜드 하우젠 광고에 김 선수가 출연하기 전에는 삼성전자의 판매 경쟁력이 다른 경쟁사들 대비 66%에 그쳤던 데 반해 출연 이후에는 90%까지 올랐다. 김 선수가 광고 모델로 등장했던 현대자동차는 당시 700억원의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2003년 ‘겨울연가’를 통해 가장 성공한 한류스타 중 한 명이 된 배용준(42)은 당시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국내에서 1조원, 일본에서 2조원 등 최소 3조원을 넘는 경제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을 진행했던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선임연구원은 “10년이 지난 지금 정보의 확산 속도와 범위를 감안하면 스타 한 명이 만들어 내는 경제 효과는 비슷한 중량감이라고 전제한다면 배용준 때보다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병일 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2003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스타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스타의 경제적 영향력이 큰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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