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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처럼 정책 검증에 초점 맞추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는 이달로 끝나지만 후임 총재 내정자가 누가 될지는 안갯속이다. 새 총재는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2012년 바뀐 인사청문회법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20일 안에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청문회를 마치고 3일 내에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을 감안하면 이달 초까지 후보자가 지명돼야 한은 총재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있다.

사상 첫 한은 총재 청문회는

전문가들은 한은 총재 지명이 늦어짐으로써 ‘국회의 검증’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의 검증’ 기간이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취임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경우 인사청문회는 지난해 11월 중순이었지만 그보다 한 달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지명을 받았다.

그가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꼽히기 시작한 건 그보다 훨씬 앞선 지난해 여름 무렵이다. 후보자를 언론에 노출시켜 여론을 살피는 게 미 행정부의 관행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차기 의장 후보군을 언론에 흘린 뒤 시장 반응을 살펴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후보군 중 하나였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여론에 걸려 낙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공식 지명 전 행정부가 혹독한 사전 검증을 한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 등이 납세와 직무 기록 등 230여 개 항목을 샅샅이 살핀다. 대신 이 검증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사생활과 재산보다 정책 검증에 초점을 맞춘다. 옐런 의장 역시 재산이 480만~1330만 달러에 달하지만 청문회에서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았다. 대신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소수의 부자만 배 불리는 것 아니냐” “지나친 양적완화가 금융 안정성을 파괴하는 것 아니냐”는 등 Fed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시장도 인사청문회를 옐런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로 주목했다. 옐런 의장이 “지금 증시는 거품이 아니다”라며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하자 세계 증시가 급등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우리도 한은 총재의 첫 인사청문회를 전문성과 경제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지 공개적으로 신상을 터는 식의 청문회는 곤란하다”며 “사생활을 꼬투리 잡아 공격하며 총재의 자격에 상처를 내놓으면 어떻게 통화정책이 권위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총재의 신상보다 정책에 집중한 건 일본 의회의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3월 초 열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에 대한 중의원 인사청문회 역시 “어떻게 디플레이션을 탈출할 것이냐”는 게 초점이었다. 구로다 총재는 이 자리에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베 총리의 오른팔’로 통할 정도로 정치적인 인물이었지만 야당은 흠집내기용 질문을 하지 않았다. 마약 복용 전과가 있는 아들 얘기도 이 자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중앙은행 총재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수준 높은 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차기 총재의 경제관과 정책 성향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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