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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도 ‘NO’할 수 있는 사람 뽑아야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가장 몸부림친 총재로 기억되고 싶다.” 박승 전 총재가 2006년 3월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최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그는 여전히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새 총재의 요건으로 꼽았다. “정치색이 없는 전문가가 발탁돼서 외국 중앙은행처럼 10여 년씩 한은을 맡아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승 전 총재 인터뷰

-한은 총재감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너무 크다.
“거시 경제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나 고도의 도덕성은 기본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통화 정책에 힘이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외부 압력에 초연할 수 있는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부와 시장은 눈앞의 이익을 보기 때문에 항상 금리를 내려 성장률을 올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계속 중앙은행에 압력을 가한다. 한은은 그래선 안 된다. 길게 보고 겨울에 여름 우산 걱정을 해야 한다. 정부, 시장의 입맛대로 정책을 펴선 안 된다. 대통령에게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 정치색이 없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재임 당시에 정부의 압력을 느낀 적이 있었나.
“지금으로 치면 경제 부총리인 분과 고함을 지르고 싸운 적도 있었다. 금융통화위원과도 많이 언쟁을 벌였다. 정부가 지명하는 금통위원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일이 많았다. 정부의 지명을 받아 오는 위원은 그런 식의 압력이 들어오면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도 최근엔 임기는 보장되는 추세다.
“만족스럽진 않다. 임기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지만 임기가 너무 짧다. 통상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은 중임을 통해 10년 이상 장기 봉직을 한다. 벤 버냉키 전 FRB 의장은 8년이었지만 그 전 앨런 그린스펀은 21년, 폴 볼커 의장은 17년이나 총재직을 맡았다. 통화 정책에 안정성이 있을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향후 한은의 숙제는.
“경제 운영이 상당히 어려울 걸로 보인다. 부국빈민(富國貧民) 문제가 심각하다. 나라는 부자고 기업은 잘되는데 백성은 가난하다. 이대로 두면 소비가 줄어 경제 성장률과 주가가 떨어진다. 빈국빈민(貧國貧民)으로 가는 거다. 일본이 걸었던 길이다. 중앙은행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한은이 미국처럼 물가와 금융 시장뿐 아니라 고용 등 경제 전반을 챙겨야 한다는 건가.
“당연하다. 통화 가치 안정뿐 아니라 고용 안정, 나아가 경제 발전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

-재임 중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하향 조정)을 추진했는데.
“꼭 해야 한다고 본다. 이게 한은의 장래에 대한 준비, 아까 말한 겨울에 우산 걱정이다. 우리 통화 단위는 후진국이다. 100만원이 한 달 생활비도 안 되니 국격에 맞지 않는다. 1950년대부터 시작돼 인플레이션이 쌓일 대로 쌓인 화폐 제도를 그냥 쓰고 있다. 당시엔 물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엔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이니 추진하기 딱 좋다. 새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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