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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달인 vs 경영 전문가 … 자존심 건 ‘철강전쟁’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 철강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한국의 포스코와 일본의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신닛데쓰 스미킹)은 각각 3월과 4월 새 사령탑을 출범시키고 시장 쟁탈을 위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포스코는 권오준(64) 포스코 사장(기술부문장)이 오는 14일 새 사령탑에 오른다. 신일철주금은 4월 1일부터 신도 고세이(進藤孝生·65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격시켜 사장 원톱 체제를 가동한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권오준 회장 내정자는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한 후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기술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금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시에 새 사령탑 맞은 한국 포스코, 일본 신일철주금


히토쓰바시(一橋)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신도 사장 내정자는 1973년 신일본제철에 입사한 뒤 인사, 총무, 경영기획 등 사내 주요 경영 포스트를 거쳤다. 2005년에 이사, 2009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비즈니스스쿨도 졸업했다. 포스코의 권 회장 내정자가 입사 후 현장에서 ‘기술연구’에 몰두해온 ‘기술 전문가’라면 신도 사장 내정자는 입사 후 주요 경영 포스트를 거친 ‘경영 전문가’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이유다.

경영혁신 통해 개혁 서두르는 포스코
권 회장 내정자는 ‘기술 전문가’라는 평가를 뒤로한 채 막상 첫 스타트는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구성하고, 대대적인 경영혁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당장 급한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개편에 무게를 두고 포스코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기술 개발은 보다 신중하게 원점에서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한다. 반면 신도 사장 내정자는 “한국과 중국이 기술 면에서 신일철주금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력 강화를 통해 기술 격차를 유지해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신일철주금은 2012년 10월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으로 일거에 세계 조강생산량 2위의 거대 철강기업으로 올라서면서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권 회장 내정자가 경영 혁신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이런 거대 기업 신일철주금의 등장 아래 포스코의 경영상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양 회장이 재임한 지난 5년 동안 포스코의 경영상황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8~2013년 사이 영업이익은 7조1739억원에서 2조9960억원으로 58.1%, 당기순익은 4조3501억원에서 1조3550억원으로 68.8% 격감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7.2%에서 4.8%로 크게 낮아졌다. 분기당 1조원씩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던 포스코 수익 창출 능력이 크게 약해진 것이다. 특히 포스코의 주력사업인 철강 부문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8~2013년 사이 철강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5222억원에서 2조3410억원으로 64.1%나 격감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포스코의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부채는 18조6171억원에서 38조633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이 65.6%에서 84.3%로 높아졌다.

권토중래 노리는 신일철주금
이런 포스코의 고전을 틈타 신일철주금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옛 영화를 노리는 권토중래(捲土重來)에 부심하고 있다. 1970년 탄생한 옛 신일본제철은 약 30년간 세계 최고의 조강생산량을 유지했으나 2000년대에 들어 세계적인 철강업계 재편 과정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신일철주금의 경영실적은 합병 이후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발표된 2013 회계연도 3분기(2013년 4∼12월)결산 실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매출액(4조374억 엔), 영업이익(2216억 엔), 당기순익(1927억 엔)이 모두 크게 늘어났다. 특히 신일철주금의 3분기 당기순익은 포스코의 1206억 엔(약 1조3550억원)을 크게 웃돈다. 2013 회계연도 전체 당기순익도 22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포스코보다 약 1000억 엔이 많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일철주금의 당기순익이 포스코를 앞지른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신일철주금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엔저(엔화 약세)와 일본 경기호전에 따른 일본 내 철강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철강 부문의 경우 엔저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올랐지만 원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경상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노믹스 추진의 혜택을 입고 있는 셈이다. 2013년 말 엔화가치는 달러당 105.05엔으로 2012년 말의 달러당 86.15엔에 비해 18.0% 떨어졌다. 신일철주금은 특히 철강 분야에서 실적 호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3 회계연도 3분기(2013년 4∼12월)중 철강 분야의 매출액은 3조5991억 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6% 늘어났다. 이 기간 중 철강 분야의 경상이익은 2557억 엔으로 폭증하면서 전체 경상이익의 90.6%를 차지했다. 포스코가 철강 분야에서 실적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영혁신 성공하는 쪽이 승자될 것
신일철주금의 맹렬한 추격에 포스코를 보는 외부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포스코의 경영악화는 시장침체의 영향으로 철강사업이 위축된 탓도 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많은 계열사의 방만한 경영이 이뤄낸 합작품이란 비판이 강하다.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본업인 철강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소리도 강하다. 포스코의 새 사령탑은 앞으로 강력한 경영체질 개선작업과 함께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전개해 신일철주금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일철주금의 추격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3월부터 ‘종합력 세계 No.1의 철강업체’의 조기 실현을 내세우고 3개년 중기 경영계획을 착실히 추진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일철주금도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개편 등 경영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영혁신 작업과 새로운 성장동력 구축에 먼저 성공하는 쪽이 한·일 철강전쟁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본격적인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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