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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고객들이 나이 든 사람 원해"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설완종씨(65·오른쪽)와 최달순씨(66)가 26일 애완견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이 개는 16년(사람으로 치면 96세) 살았다. 장례는 보통 한 시간 걸리고 20만원이 든다. 매달 100여 건 장례를 치르는데, 개·고양이·고슴도치 순으로 많다. 강정현 기자
“사랑하는 딸기야. 그동안 충성과 재롱으로 기쁨과 행복을 주었던 너를 오래오래 기억할 거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설완종(65·서울 관악구)씨가 강아지 딸기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건넸다.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서부간선도로 옆 3층 건물에서 엄숙한 행사가 거행됐다. 설씨는 검은색 푸들을 관에서 꺼내 맨손으로 정성스럽게 닦았다. 일종의 염이다. 주인이 장례를 부탁한 강아지다. 장례식 후 딸기는 친환경 사체처리 장치로 옮겨졌다.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빼고 가루로 만든 뒤 분골함에 넣어 주인에게 전달한다.

벽 패널에 식물 심고 관리까지

 설씨는 애완동물 상조회사인 ‘에이지펫’의 장례지도사다. 개가 좋아 3년 전 이 일을 택했다. 에이지펫 직원 14명 중 12명이 60세 이상이다. 2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월수입은 120만원 내외. 설씨는 “아파트 경비보다 월급이 많고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어 보람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1년 입사해 금천점 지점장을 맡고 있는 홍장의(62·서울 구로구)씨는 “이 일을 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 조영두(44) 대표는 “우리 일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6074가 더 적합하다”며 “나이든 사람을 보내달라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젊은 노인 6074(60~74세)는 고령층의 젊은이다. 젊은 만큼 새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그렇다고 완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공공기관이 약간만 도와주면 6074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주도하는 고령자친화기업, 기획재정부·서울시 등이 지원하는 협동조합, 안전행정부의 마을기업, 대기업·정부·민간단체의 사회적기업 등이다.


은퇴 13명 조합 결성 경영컨설팅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행락’은 에이지펫과 더불어 대표적인 고령자친화기업이다. 전체 직원 20명 중 14명이 60세 이상이다. 사업 아이템은 벽면 녹화다. 병원·백화점·관공서 등의 벽에 코르크 패널을 대고 그 위에 식물을 심는다. 행락은 2012년 6월 고령자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재원(67·서울 송파구)씨는 지난해 8월 일을 시작했다. 병원·백화점 등을 돌며 식물에 물을 주는 일을 한다. 월수입은 50만~60만원. 이씨는 “은퇴 후 음식점·호프집 등 다양한 사업을 해봤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며 “식물을 만지는 일이라 상쾌하고 젊어지는 기분이 들고, 사람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여럿이 뭉쳐 협동조합을 결성하는 6074도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된 협동조합 10곳 중 2곳(19.9%)의 대표가 60세 이상이다. 희망협동조합 안봉훈(60) 대표는 오랜 중소기업 대표이사 경험을 살려 전문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지난해 3월 은퇴자 13명을 모아 조합을 열어 창업이나 경영 컨설팅을 한다. 안씨는 “한 중소기업에 가서 직원 애사심 증진 컨설팅을 했더니 만족감을 표해 뿌듯했다”고 자랑했다.

동네 할머니들이 ‘매실 한과’ 창업

 김금순(63·여) 대표는 시골마을 부녀회장에서 어엿한 사장님이 된 경우다. 충남 당진의 ‘백석올미마을’은 매실 한과를 만드는 마을기업이다. 동네 주민 40명이 대부분 직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억5000만원. 주민 1인당 100만원 내외의 수입을 올렸다. 김씨는 “마을기업으로 할머니들이 일거리를 얻게 되고, 공동체가 더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마을 기업 989곳(2013년) 중 240곳(24.4%)의 대표가 6074이다.

 김이순(65·여·경기도 용인)씨는 돈보다는 숨겨뒀던 ‘끼’를 발산하기 위해 새로운 직업을 택했다. 23년간 백화점 식품매장을 운영하다 2년 전에 그만뒀다. 지난해부터 사회적기업인 뉴시니어라이프 소속 패션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백화점 등 패션쇼 무대에도 10차례 넘게 섰다. 그는 “출연료는 교통비 정도에 불과하지만 높은 구두 신고 무대 화장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며 “그냥 늙으면 억울할 뻔했다”고 말했다.

기업 설립 문의처

- 고령자친화기업 : 한국노인인력개발원(02-6007-9100~9)
- 마을기업 : 안전행정부 지역희망 일자리추진단(02-2100-8587)
- 협동조합 : 해당 지자체나 기획재정부(044-215-2114 )
- 사회적기업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031-697-7721~8)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김혜미·정종문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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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