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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ravel]공기도 새콤달콤 '레몬 나라' 맞네요


‘레몬’이 주인공인 축제도 있다.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망통(Menton)에서 열리는 망통 레몬축제 이야기다. 유럽에서 레몬 산지로 유명한 망통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도시 전체가 흥겨운 파티장으로 바뀐다. 사람들은 레몬으로 도시 곳곳을 장식하기도 하고 레몬을 쌓아 올린 탑을 모아 퍼레이드를 펼친다. 1934년부터 매해 열린 유서 깊은 축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사람들 곁에 찾아온다.

#레몬,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 넣다

망통은 지중해 휴양지인 니스(Nice)와 가깝다. 니스에서 불과 25㎞ 떨어진 한적한 휴양지다. 예부터 왕족과 예술가들은 망통의 성에서 머무르거나 웅장한 빌라를 지어 머무르기를 좋아했다. 북적북적한 니스와는 달리 한가로운 정취가 매력적이어서 예나 지금이나 고급 휴양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갈 듯한 도시 사람들에게도 걱정거리는 있었다. 도시의 주요 산업이 관광업이다 보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비수기’를 이겨낼 묘안이 필요했던 것. 망통이 유명한 레몬 산지라는 점에 착안한 한 호텔직원은 1929년 호텔 리비에라의 정원에서 열린 꽃과 레몬 전시회를 고안해냈다.

전시회는 그 다음해에 성공을 거두었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고 마침내 거리로 퍼져나갔다.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만 되면 조용했던 도시 전체가 시끌벅적한 파티장으로 변했다. 축제 기간 동안 레몬의 새콤달콤한 향이 온 도시에 진동할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축제기간동안 가장무도회 뿐 아니라 비오베정원(les Jardins Biove)에는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전시물들이 세워졌다. 망통 여성들은 오렌지와 레몬 나무로 장식한 마차를 타고 거리 곳곳을 누볐다. 공연과 불꽃축제, 음악회도 이어졌다. 망통 지역만의 카니발로 발전시키려는 망통시의 의지가 더해지면서 1934년 마침내 망통 레몬축제(fete-du-citron.com)가 공식화됐다.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다.
# 열정적인 도시의 화려한 퍼레이드

올 해는 2월말에 시작해 3월 5일까지 열리는 망통 축제는 니스 카니발과 닮았다. 머리가 큰 인형들의 퍼레이드가 열리고 하늘에 끊임없이 꽃잎을 날리는 것도 비슷하다.

축제가 끝나면 카니발의 여왕 역할을 했던 인형을 불태우는 풍습도 그렇다. 이는 기독교 문화권 카니발의 뿌리와 같아서다. 카니발은 특히 사순절과 관련이 깊다. 사순절은 예수가 세례를 받은 뒤 40일 동안 금식을 하며 유혹을 견딘 기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기독교인들은 부활절 40일 전부터 제한된 음식을 먹으며 예수의 고통을 체험했었다.

말의 어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카니발은 라틴어로 고기(carne)와 멈추다(vale)가 합쳐진 말로 ‘고기를 먹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즉 사순절이 시작되면 입에 대지 못할 고기를 미리 먹고 즐기자는 의미에서 카니발이 시작된 것이다. 카니발은 엄숙한 생활 안에서도 인생의 재미를 찾았던 이들의 해학이 담겨 있다.

망통은 3월 초 열정적인 도시로 변모한다.
망통 레몬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도 퍼레이드다. 특히 일요일 아침에는 ‘황금 레몬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수 만 명의 사람들이 골목마다 늘어선다. 하늘 위로 색종이도 뿌려지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전통 타악기 연주자들과 웅장한 감귤 마차가 거리를 누빈다.

야간 퍼레이드도 장관이다. 해가 지면 도시 전체가 숨을 멈춘 듯 고요해 진다. 곧이어 레몬과 오렌지 마차 한 대가 입장한다. 갑자기 요란하게 북이 울리고 트럼펫이 연주되기 시작한다. 오케스트라, 무용수들이 한 데 모여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마지막에는 화려한 불꽃 축제로 마무리된다.

축제 퍼레이드는 모두 유료 입장이다. 퍼레이드를 앉아서 구경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좌석 당 가격은 어른 25유로(약 3만6000원)이며 입석은 10유로(약 1만5000원)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프랑스 망통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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